페이스북 이용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국내 페이스북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지난달 처음으로 1천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AFP 연합뉴스
“친구들이 요즘 페이스북 이용을 잘 안하니 저도 잘 안 들어가게 되요. 볼만한 글도 잘 안 올라오고 쓸 데 없는 광고도 너무 많은 것 같고.”
기업에서 홍보마케팅 일을 하는 박아무개(37)씨는 “몇 년 전과 비교해 최근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횟수가 3분의 1 가량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소통할 때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영상을 볼 때는 유튜브를 이용하니, 페이스북과는 갈수록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를 열었던 페이스북이 시들해지고 있다.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다. 대신 이미지와 짧은 글 위주의 인스타그램과 짧은 영상 중심의 틱톡이 인기를 끈다.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를 보면, 페이스북의 지난달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천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합산 페이스북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979만581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페이스북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천만명 밑으로 내려간 건 모바일인덱스가 2020년 상반기 앱 마켓 합산 분석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는 월 1회 이상 이용자를 가리킨다.
페이스북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오래 전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8월 1341만7369명을 기록한 뒤 18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1월 이용자 수는 1005만6845명으로 간신히 1천만명 선을 유지했지만, 이후 한 달 동안 26만여명이 빠지면서 1천만명 선이 깨졌다.
이탈자는 많고 신규 이용자는 줄어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앱 다운로드 순위를 보면, 페이스북은 종합차트에서 198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앱을 새로 내려받는 이용자가 적다는 뜻이다. 소셜미디어 카테고리로 분류해도, 페이스북 다운로드 순위는 당근마켓과 밴드(네이버) 등보다도 낮다.
페이스북 이용자 감소 배경으로는 젊은층의 이탈이 꼽힌다. 사진과 짧은 글 위주의 인스타그램과 짧은 동영상 중심의 틱톡 등 새로운 방식의 미디어로 젊은층이 이동하면서 페이스북 이용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7월 1891만2201명을 기록한 뒤 소셜미디어 부문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올해 초 기준 국내 앱 설치 수는 870만명으로, 이용자가 계속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를 보면, 2019년에는 페이스북 이용 경험이 있는 초·중·고생 비율이 80.3%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46.1%로 급감했다. 반면 지난해 기준 인스타그램 이용 경험자 비율은 81.6%에 이른다. 익명을 요청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특성상 지인들이 이용을 안하면, 소통을 위해 다른 미디어로 빠르게 따라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지난해 페이스북이 맞춤형 광고를 위해 이용자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다는 논란이 겹쳐 신뢰를 잃은 것도 이용자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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