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추격 따돌리려…간편결제 시장 지각변동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연동 일주일만에 이용자 2배로
토스페이, CU와 손잡고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진출
이용자, 선택지 넓어지고 편의성 높아지니 ‘딱 좋아’

애플이 현대카드와 손잡고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국내에 출시한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건물에 애플페이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애플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출시를 계기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기존 구도를 유지하거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이합집산을 꾀하고, 경쟁적으로 오프라인 결제처를 늘리고 있다. 이용자 쪽은 간편결제 선택지가 넓어지고, 이용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반기는 모습이다.

4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네이버페이 일간활성사용자수(DAU)가 26만1400명으로 집계됐다. 네이버페이가 삼성페이와 연계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 오프라인 결제 방식을 지원하기 전인 지난달 22∼28일 평균 일간활성사용자수(11만8325명)에 견줘 2.2배 늘었다. 지난달 29일 기준 네이버페이 앱을 새로 설치한 스마트 기기 수는 8만1038개로, 22∼28일 평균(6334개)보다 12배 증가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서비스 연동을 통해,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한 오프라인 가맹점 단말기에서 네이버페이로도 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네이버페이 앱에서 삼성페이로 2천원 이상 결제하면 네이버페이 2천포인트를 즉시 지급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업계에선 삼성페이가 삼성카드 아닌 다른 금융사와 협업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애플페이를 따돌리기 위한 전략적 협업”이란 분석이 나왔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날 편의점 브랜드 씨유(CU) 운영사 비지에프(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 안에, 전국 씨유 매장 1만7천여곳에 토스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페이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토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온라인에서만 이용 가능했는데, 씨유를 시작으로 오프라인 결제처를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는 “토스 앱에 씨유 멤버십 포인트를 연동하고, 토스 알뜰폰 브랜드 ‘토스모바일’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씨유 이용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지난달 21일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국내에 정식 출시하면서 시장에 ‘메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가맹점 수를 늘리고 포인트 지급 등 혜택을 주면서 이용자들의 편익이 커지는 ‘순기능’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애플페이는 아이폰에 기본으로 깔려 있다. 별도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에 비해 어마어마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삼성전자,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 기존 사업자 쪽에선 아이폰 사용자들의 결제 습관이 애플페이 쪽으로 굳어져버리면 그만큼 시장점유율을 빼앗기는 것이다 보니, 초기 시장점유율 유지나 선점을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