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영업이익 ‘반토막’…포털 ‘다음’ 떼낼 결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포털비즈·엔터 등 매출 감소
인공지능 투자 증가…“손실 3천억 이를 수도”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다고 4일 공시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광고·포털·엔터테인먼트 사업 매출이 저조한데다 인공지능·데이터센터 투자로 비용이 늘었다.

카카오는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1조7403억원의 매출을 올려 7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870억원으로, 93.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5.5%포인트 하락했다.

분야별 매출을 보면, 다음·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타일 등을 아우르는 ‘포털비즈’ 분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엔터테인먼트 쪽의 스토리 분야는 5%, 매니지먼트와 영상제작을 아우르는 미디어 분야는 10% 감소했다. 카카오톡 광고와 선물하기 등 톡비즈 분야 매출도 정체됐다. 51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는 12% 증가했으나 전 분기에 비해서는 1% 감소했다.

반면 플랫폼 부문 매출은 36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카카오는 “경기둔화에 따른 광고주들의 보수적인 마케팅 집행 기조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컸던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 택시·대리운전·주차 사업 성장과 카카오페이 매출 증가가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2023년 1분기 실적.

영업비용이 1조669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 증가한 것도 영업이익을 떨어트린 요인으로 꼽혔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구축, 데이터센터 보강 등에 투자하는 비용이 크게 늘었다. 올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와 신작 게임 실적이 반영될 예정이지만, 올해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정점을 찍을 예정이어서 영업손실이 3천억원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비효율적인 사업은 열심히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황유지 다음사업부문장이 이끌고 있는 포털 ‘다음’ 사업부를 분리해, 오는 15일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톡과 인공지능 기술 융합 전략도 밝혔다. 홍은택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중에 한국어 특화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코지피티(GPT) 2.0’을 공개하고, 서비스에 적용할 것”이라며 “카카오톡의 ‘채팅 탭’ 이외 아쉬운 성과를 보여왔던 탭들을 개편할 것이다. ‘친구’ 탭과 ’오픈채팅’ 탭 기능을 세분화해, 새로운 성장의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