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플이 지난달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내년 말 이후에나 한국에 선보일 전망이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년 초 미국에서 비전 프로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내 약 270개 매장에서 비전 프로를 판매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 있는 매장에서 전용 공간을 꾸밀 계획이다.
2024년 말에는 영국, 캐나다를 다른 유럽,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첫 해외 출시국 후보국으로 선정했다. 애플 엔지니어들은 한국과 프랑스, 독일, 호주, 중국, 홍콩, 일본 등을 초점으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 역시 2024년 말 비전 프로가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애플은 3500달러(455만원)에 달하는 비전 프로를 출시 초기 매장 내에 1∼2대만 두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사전 예약도 받을 예정이다.
비전 프로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회의(WWDC 2023)’에서 처음 공개됐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연 것처럼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팅 시대를 열 것”이라고 소개했다.
생산 대수는 애초 예상과 달리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애플이 내년 비전프로 생산 대수를 40만대로 애초 계획 100만대에서 크게 줄였다고 전했다. 비전 프로 설계의 복잡성과 생산의 어려움을 그 원인으로 추정했다.
애플의 생산 축소는 국내 디스플레이업체에게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비전 프로엔 소니가 생산하는 마이크로올레드(Micro OLED)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산이 늘어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나 엘지(LG)디스플레이에게 기회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전 프로의 성공은 다른 업체들도 헤드셋 경쟁에 뛰어들어 마이크로올레드 시장을 키울 수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미국 마이크로올레드 생산업체 이마진을 인수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올 초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자체 마이크로올레드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두 회사 모두 해당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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