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내 포털업체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세운 네이버가 10년 만에 그보다 6배 큰 대규모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추가로 열었다. 네이버는 로봇·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새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전초기지 삼아 인공지능(AI)·클라우드 중심으로 미래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 6일 네이버는 세종시 집현동 부용산 자락에 준공한 각 세종을 언론에 공개했다. 2019년 7월 부지 선정 공모를 시작으로 올해 8월 사용 승인을 받은 각 세종은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천㎡ 대지 위에 지어졌다.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의 본관과 지하 3층, 지상 2층의 북관(서버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공개된 각 세종의 서버동인 북관은 전체 데이터센터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향후 데이터 증가 속도에 맞춰 3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확대 가동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북관이 빠르게 찰 경우에 대비해 2단계 서버동 구축 예정 부지도 이미 확보해뒀다”고 밝혔다. 각 춘천과 각 세종 모두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해인사 ‘장경각’의 정신과 기술을 잇는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단일 기업의 단일 데이터센터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각 세종은 서버를 60만 유닛(서버 기본 단위 규격)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의 100만배 가량에 달하는 데이터(65엑사바이트)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각 세종을 소개하며 “최근 에이아이 기술의 고도화와 데이터 트래픽 증가 등으로 고용량 서버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행히 챗지피티(ChatGPT)가 나오기 전에 각 세종을 준비해 하이퍼클로바엑스(X) 출시에 맞춰 데이터센터를 열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8월 자체 개발 초거대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엑스(X)’를 선보였다.
자동화 로봇 ‘세로’(왼쪽)와 ‘가로’(오른쪽).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그동안 내놓은 첨단 기술이 총 집약된 각 세종은 로봇들이 창고에서 무거운 저장장치를 옮기고 나르는 등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동화 로봇 ‘세로’가 위·아래 방향으로 서버 창고에서 서버 저장장치를 빼내 앞·뒤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로봇 ‘가로’에게 전달한다. 가로는 사람 대신 서버실과 로봇 창고 등을 오가며 최대 400㎏에 달하는 서버 저장장치를 운반한다. 세로는 서버별로 등록된 ‘자산번호’까지 인식해 서버 저장장치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했는지’ 이동 흐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관리한다.
이날 각 세종에선 가로와 세로가 각각 2대씩 운영되고 있었다. 네이버는 “향후 서버 공간 증설 행보에 따라 로봇 운영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세종 직원들의 데이터센터 내 이동을 돕기 위해 운전자가 따로 없는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ALT-B)도 운행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각 세종은 더 많은, 높은 사양의 서버를 관리해야 함은 물론, 현재 오픈한 크기에서 최대 6배 더 확장될 예정이기 때문에 로봇과 자율주행을 활용한 운영 효율화 역시 미래 10년을 먼저 생각하고 대비한 것”이라며 “네이버 신사옥 1784가 첨단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한 오피스 공간이라면, 각 세종은 미래 산업 현장의 새로운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각 세종도 각 춘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들이 적용된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자체 개발한 공조 시스템 ‘나무’(NAMU, NAVER Air Membrane Unit) 설비를 활용해 자연 바람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서버실을 냉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ALT-B). 네이버 제공
이날 네이버는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사고 없이 운영한 노하우를 살려 각 세종도 안정적인 아이티(IT)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화강암 부지 위에 지어진 각 세종이 지진과 홍수 같은 재난·재해에도 서비스를 끊김 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김유원 대표는 “최근 소버린 에이아이, 소버린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국가와 산업의 고객들을 만나는데, 네이버의 에이아이 기술력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규모와 안정적인 운영 역량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각 세종은 다양한 산업으로 뻗어 나가는 에이아이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집현동 부용산에 들어선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 네이버 제공
세종/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