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삼성전자 부사장인 8일 ‘삼성 인공지능 포럼 2023’에서 자체 개발한 ‘삼성 가우스’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삼성 가우스’를 공개했다. 삼성은 올해 내에 회사 안에서 가우스 활용을 늘려간 뒤 단계적으로 스마트폰 등 판매용 디지털 기기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8일 서울 서초구 알앤디(R&D)캠퍼스에서 ‘삼성 인공지능 포럼 2023’ 둘째 날 행사를 열고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의 이름을 딴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공개했다.
가우스의 핵심은 챗지피티(ChatGPT)처럼 기계 학습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요청하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플랫폼 기능이다. 명령어를 입력하면 메일 작성과 문서 요약 및 번역 업무도 대신해 준다.
이미지 모델을 활용해 사진이나 그림 등 새로운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 수도 있다. ‘가을 낙엽’이란 검색어를 입력하면 잎이 떨어지는 창의적인 풍경사진을 생성되는 식이다. 이미지 모델은 기존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수정하고, 저해상도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전환할 수도 있다.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모델(코드아이)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최적화돼 개발자들이 쉽고 빠르게 코딩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코드 설명이나 테스트 케이스 생성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가우스를 사내 시스템에 적용해 업무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사내에서 시범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이 챗지피티 등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면서 업무 보안 내용이 흘러나갈 우려가 커지자 삼성리서치를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을 개발해왔다.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에스(S)24 스마트폰이나 갤럭시북4 노트북에 가우스를 탑재할 가능성도 높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가우스가 탑재되면 이용자는 별도로 챗지피티나 빙 같은 앱을 깔지 않아도 기본 기능으로 삼성의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쉽게 수정하고 기존 사진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그림을 만드는 작업도 가능해진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내년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사용자가 많이 쓰는 핵심 기능 위주로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기술도 소개했다. 온디바이스는 서버나 클라우드 등 네트워크 연결 없이 실행 가능한 기술로 이용자가 개인정보 전송 없이 기기 제어와 문장 요약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기술 이외에도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은 전날 시작한 포럼 개회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을 비롯한 인공지능컴퓨팅 시스템 부품을 통해 인공지능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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