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3엔(N)이 아니라 ‘넥슨과 아이들’이라 불러야 한다.”
‘3엔(N)’으로 불리는 국내 대표 게임 기업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의 3분기 실적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갈렸다. 지난 1분기 처음으로 분기 기준 1조원 매출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넥슨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며 엔씨소프트·넷마블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넥슨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202억원(463억엔)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매출은 1조913억원(1203억엔)으로 23% 늘었다. 넥슨은 “기존 스테디셀러 게임을 비롯해 ‘블루 아카이브’, ‘프라시아전기’, ‘에프시(FC) 모바일’ 등 흥행 궤도에 안착한 신작들이 성과를 보태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도 국내와 중국·일본·북미는 물론 유럽·동남아 등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가 호평을 받았던 북미·유럽지역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 늘었다.
이날 발표된 엔씨소프트·넷마블의 3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넥슨 성장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게임 업계에선 “이제는 3엔(N)이 아니라 ‘넥슨과 아이들’ 체제”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인 엔씨소프트은 3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89% 감소하며 꼬꾸라졌다. 이날 엔씨소프트는 “신작 지연과 기존 게임 매출 하락이 겹치고, 국외시장 개척 및 데이터센터 설비 교체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커지면서 실적 하락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 감소한 630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84억원 적자를 냈다. 넷마블은 “최근 출시한 신작 게임이 흥행 추세를 보이고, 중국에서도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르면 4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3엔 다음 그룹 ‘2케이’(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실적도 엇갈렸다. 크래프톤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503억원, 영업이익 189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4%, 영업이익은 31% 증가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 매출은 2647억원으로 13.8%,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48.4% 감소했다.
한편, 이날 넥슨 일본 본사는 신임 대표이사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2003년 넥슨코리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네오플 조종실 실장, 피파실 실장, 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피파(FIFA) 온라인3의 출시와 흥행을 이끌었고, 온라인게임 위주였던 넥슨 모바일게임 사업을 강화해 히트(HIT), 다크어벤저3, 액스(AxE), 오버히트 등을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내정자는 “좋은 성과를 내는 글로벌 타이틀의 안정적인 운영과 글로벌 성공작이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작 개발에 대한 투자로 넥슨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정 절차를 거쳐 넥슨 본사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넥슨은 일본 법인이고, 넥슨코리아는 넥슨의 한국법인이다. 엔엑스씨(NXC·대표 이재교)가 지주회사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이사는 이사회에 남아 고문 역할을 맡고, 넥슨코리아 신임 대표는 추후 선임될 예정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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