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16억원 과징금 일주일 만에 후속조치
확률형 아이템(뽑기)의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거짓 공지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게임 서비스에서 확률형 강화 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메이플스토리 게임 운영진은 지난 9일 저녁 ‘메이플스토리’ 온라인 방송에서 “게임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만이 이용자들께 저희를 다시 한 번 믿어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시작”이라며, 확률형 강화 상품 ‘큐브’ 판매 중단 등 수익 모델을 대폭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속 장비 아이템에 최대 3개까지 붙는 ‘잠재 능력’을 무작위로 재설정하는 데 쓰이는 강화 아이템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3일 거짓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 등을 한(전자상거래법 위반) 넥슨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이 2010년 큐브 상품 도입 당시에는 옵션별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으나, 같은 해 9월부터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넥슨은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큐브 사용 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을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이같은 확률 구조 변경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거짓 공지했다고도 판단했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 모델이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앞으로 잠재 능력 재설정은 인게임 재화 ‘메소’를 통해 이뤄지며, 남아있는 큐브는 계속 쓸 수 있지만 기존 큐브의 판매·생산처는 모두 사라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운영진은 작업장, 매크로 이용자로 인한 메소의 과잉 공급을 막고자 “캐릭터가 매일 필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메소 총량에 레벨별 제한을 둘 예정”이라며 “게임 외적으로는 국내외 보안 전문가, 교수진과 공동으로 연구센터를 설립해 보안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밖에 운영진은 공정위가 제재 사유로 언급한 인기 옵션의 등장 제한도 풀어 최대 3개까지 중복 출현이 가능하도록 수정한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이런 변경 사항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별도의 테스트 서버에서 선보인 뒤 늦어도 다음 달까지 게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