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별도프로그램 설치 때 ‘악성코드’ 조심
평소 ‘야동 마니아’인 김아무개(33)씨는 며칠 전 퇴근 뒤 어김없이 인터넷을 켜고 한 포털사이트에서 ‘야동’을 검색했다. 검색 결과 수많은 포르노 사이트들이 나왔지만, 그는 마니아답게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개인 블로그를 선택했다. 이른바 ‘손수제작물(UCC) 야동’을 감상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김씨의 컴퓨터는 속도가 느려지고, 컴퓨터를 켤 때마다 낯선 악성코드 치료프로그램이 실행되기 시작했다. 지워지지 않는 툴바도 등장했다. 컴퓨터 제어판에 들어가 해당 프로그램들을 삭제했지만 다시 켤 때마다 프로그램들은 그대로 살아났다. ‘악성코드’였다.
컴퓨터 치료과정에서 밝혀진 감염 이유는 간단했다. 동영상을 보려면 추가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뜬 팝업 창에서 무심코 ‘예’를 눌렀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 박시준 연구원은 “올해 초까지 치료프로그램을 가장하거나 포르노 사이트에 직접 악성코드를 심는 방법이 쓰였다면, 최근에는 야동이나 인기 동영상을 편집해 블로그에 손수제작물이라고 올려놓고 여기에 악성코드를 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수제작물이라는 이름을 달면 누리꾼들이 잘 의심하지 않는 점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박 연구원은 “요즘 손수제작물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게 대부분”이라며 “동영상을 보기 위해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는 창이 뜨는 경우 악성코드를 배포하기 위한 미끼일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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