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 라만 박사
구글 ‘웹접근성’ 이끄는 라만 박사
최근 방영중인 텔레비전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의 주인공은 청각장애인임에도 전화통화를 한다. 주인공의 휴대전화엔 목소리를 문자로 바꿔주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지만, 미국 등 영어권에선 이미 ‘구글 보이스’로 서비스중인 기술이다.
드라마에선 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했지만, 이 기능은 국내에서도 정부와 기업이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구글 본사에서 웹 접근성 분야 연구를 이끌고 있는 티브이 라만(사진) 박사는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스마트폰 시대의 웹 접근성 기술을 발표했다.
라만 박사는 이날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음성인식을 통해 목소리를 자막으로 자동변환시키는 기능을 비롯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의 다양한 접근성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웹 접근성 기술이 장애를 지닌 특정계층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이로운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동영상에 자막을 입혀 텍스트 정보로 변환시키면, 그동안 검색되지 않던 동영상이 검색 가능한 정보로 바뀌는 게 한 사례다.
라만 박사는 인도 출신으로 14살 때 녹내장을 앓아 시력을 잃었다.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몸소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접근성 분야의 이론과 기술 개발에 뛰어난 성과를 이룬 세계적 전문가다. 인도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코넬대에서 접근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2005년 구글에 입사했다. 그는 활자 책을 ‘말하는 책’(토킹북)으로 바꾸는 과정을 학위논문 주제로 삼았고, 결국 이 과정을 기술개발로 연결시켰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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