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원(왼쪽 사진) 사장, 최상규(오른쪽) 부사장
3DTV쪽 사장·부사장 배출
‘빠른 의사결정’ COO 신설
‘빠른 의사결정’ COO 신설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독한 경영’을 펴온 구본준 엘지(LG)전자 부회장이 올해 정기인사에선 채찍 대신 당근을 꺼내들었다. 30일 철저하게 성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 강등 등 위기상황 탓에 승진자가 예년 수준을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사장 1명, 부사장 1명, 전무 11명, 상무 30명(신규 선임) 등 모두 43명이 승진하면서 지난해(39명) 수준을 넘어섰다.
주요 승진인사는 3차원 텔레비전 쪽에서 나왔다. 권희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진)은 ‘시네마 3D 스마트 텔레비전’을 출시해 세계 시장점유율 2위에 올려놓은 공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상규 한국마케팅본부장(사진)은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최 본부장은 ‘3D로 한판 붙자’의 주역으로, 국내 영업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밖에도 좋은 실적을 낸 레바논·요르단 등 중동지역, 악조건 속에서 성과를 낸 남미지역 담당자 쪽에서 승진자가 많이 나왔다.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엘지전자가 텔레비전 부문에서 올해 8%, 내년 18% 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세계시장 양강 구도를 굳힐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조직 개편은 빠른 의사결정을 화두로 삼았다. 새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두어 생산·품질·구매 등 산업 전반을 총괄하게 했다.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제외한 국외 지역대표는 개별 법인체제로 전환했다.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인 스마트폰 시장 대응 실패를 만회하려고 연구개발·전략기획·상품기획 등의 조직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이밖에도 유사한 기능과 조직은 통합했다. 홈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홈어플라이언스(HA), 에어컨디셔닝·에너지솔루션(AE) 사업본부는 현 사업본부 체제로 유지됐고, 사업본부장들도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옮긴 이영하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을 제외하면 모두 유임됐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구 부회장이 지난 1년여간 국내외 사업장을 꼼꼼히 둘러본 결과물”이라며 “미래사업 준비를 위해 인재를 발탁했고, 시장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조직을 빠르고 강하게 재정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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