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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고철 된 ‘구리 전화선’ 역사속으로

등록 2012-07-19 20:42

KT “동케이블 2만6000t 매각”
인터넷전화·휴대폰 가입 늘고
광케이블에 밀려 설자리 잃어
전국 방방곡곡을 이어주던 전화선인 동(구리)케이블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동케이블에 비해 가볍고 효율적인 광케이블이 일반화하면서 갈수록 쓸모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티(KT)는 19일 “광케이블로 대체된 동케이블 2만6000t을 공개입찰 방식으로 8월까지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케이블 매각 대금은 광케이블 추가 설치 등 통신망 고도화에 투자할 예정이다. 일반 전화선으로 불리기도 했던 동케이블은 구리로 만든 가느다란 동선 다발들이다.

동케이블은 근대화 초기 전화기 가설과 함께 놓이기 시작했지만,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어느 정도 규모로 가설돼 사용되고 있는지 처음 신고가 이뤄진 것은 1952년이다. 이후 1980년대 집 전화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도서와 산간벽지에까지 촘촘하게 동케이블이 깔렸다. 1990년대 들어서는 음성서비스 이외에 모뎀에 연결돼 데이터 및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엔 동케이블 기반의 비대칭형 디지털가입자망(ADSL)이 개발되는 등 다양한 통신 통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동케이블은 무게가 광케이블의 수십 배에 달해 설치 과정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았다. 또 초기에는 지하매설이 아닌 지상 전주에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가설 작업을 하는 직원들이 날씨나 계절 때문에 많은 고생을 겪기도 했다. 2000년 케이티에서 퇴직한 정원묵씨는 “한겨울에 전주에 매달려 설치작업을 할 때, 작업이 끝날 즈음엔 손발이 꽁꽁 얼어 움직일 수가 없어, 한동안 땅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매달려 있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발전의 산증인 구실을 해온 동케이블은 광케이블 기반 전화가 일반화되고, 인터넷전화·휴대전화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활용도가 점점 떨어졌다. 케이티는 지난해부터 통화품질 개선과 통신망 운용비용 절감을 위한 ‘전화국사 최적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동케이블을 걷어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케이티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보면 동케이블이 적당한 분야도 있어 모든 동케이블을 철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휴 케이블 중 일부를 철거해 이번에 매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리 시세는 ㎏당 1만원 수준으로, 피복제거 작업 등을 감안하더라도 동케이블 2만6000t의 매각대금은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케이티 전인성 부사장은 “이번에 매각되는 동케이블은 단순한 케이블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보통신발전을 있게 한 증거”라며 “이런 가치가 퇴색하지 않도록 폐기물 처리 허가업체에 한해 입찰을 받고, 다양한 자격조건을 검증하는 등 매각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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