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집에 삼성 광고 실어라” 애플의 굴욕

영 법원, 항소심서 재차 명령

‘삼성전자는 애플의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습니다.’ 애플이 디자인 특허 소송을 남발하다 이런 광고를 해야 할 처지로 몰렸다. 18일 <비비시>(BBC) 등 외신을 보면, 영국 런던고등법원은 애플이 1심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애플의 항소를 기각하며, ‘애플은 삼성 태블릿피시(PC) 갤럭시탭이 애플의 아이패드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광고를 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오는 25일(현지시각) 영국 주요 신문과 잡지에 해당 광고를 게재해야 하며, 영국 공식 누리집에는 최소한 반년 동안 같은 내용의 광고를 올려놔야 한다.

지난 7월18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콜린 비르스 판사는 “삼성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처럼 극단적인 단순함을 갖추지 않았고 ‘멋지지 않다(not cool)’”며 디자인 특허 침해 주장을 기각하고 해당 광고명령을 내린 바 있다. 애플은 당시 항소심 판결까지 광고를 유예시켜 달라고 요청해 법원의 집행이 보류됐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 판결에 따라 애플은 경쟁업체인 삼성 제품을 자사 누리집을 통해 광고해주게 됐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디자인 속성에 대해 무리한 주장을 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런 당사의 주장을 재확인해준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선식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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