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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아이패드 미니, ‘잡스의 저주’ 반전시킬까

등록 2012-10-24 20:29수정 2012-10-24 21:40

잡스 사후 시장에 굴복
“상품성 없다”던 7인치 출시
경쟁제품 견줘 얇고 가볍지만
10만원가량 높아 가격서 불리
발표날인데도 주가 떨어져
‘7인치 시장’ 내년 2배로 늘듯

1.8인치 줄인 ‘7.9인치 아이패드 미니’ 공개
다음달 2일 한국 포함 34개국서 1차 출시

“7인치 태블릿피시(PC)는 스마트폰과 경쟁하기엔 너무 크고, 아이패드와 경쟁하기엔 너무 작다. 7인치 제품들은 받자마자 불량 제품이 될 것이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2010년 10월18일 4분기 애플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작고 가벼운 태블릿피시는 아이패드보다 휴대성이 좋은 제품을 원하는 이들에게 딱맞을 것이다.” (필 실러 애플 수석 마케팅 부사장, 2012년 10월23일 아이패드 미니 발표장)

잡스가 생전에 상품가치가 없다고 폄훼했던 7인치짜리 태블릿피시를 애플도 결국 내놨다. 구글과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7~10인치대의 다양한 태블릿피시를 쏟아내고 인기를 얻자, 시장 변화에 압박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팀 쿡 최고경영자 체제에서 애플은 아이폰5도 화면 크기를 4인치로 늘린 바 있다. 잡스 시절 고집해 온 3.5인치를 폐기한 것이다.

애플은 2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극장에서 제품 발표회를 열어 7.9인치 화면 크기의 ‘아이패드 미니’를 공개했다. 아이패드 미니는 얇고 가벼운 점이 특징이다. 두께 7.2㎜, 무게 308g(16기가바이트 와이파이모델 기준)으로, 현재 나와있는 경쟁제품들에 견줘 가장 얇고 가볍다. 화면 해상도는 1280x800이며, 옆에서 비스듬한 각도로 봐도 화면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아이피에스 엘시디(IPS LCD) 화면을 썼다. 엔진은 아이패드2와 같은 A5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엘티이(LTE)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패드 미니 모델도 나온다.
애플코리아 누리집에 실려 있는 홍보용 자료 사진으로, ‘아이패드 미니’ 실물 크기임. 아이패드 미니는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를 통해 트위트를 올릴 수 있게 돼 있다.
애플코리아 누리집에 실려 있는 홍보용 자료 사진으로, ‘아이패드 미니’ 실물 크기임. 아이패드 미니는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를 통해 트위트를 올릴 수 있게 돼 있다.

태블릿피시는 기본적으로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3세대(3G) 또는 엘티이(LTE) 망을 함께 쓸 수 있는 제품은 따로 출시된다. 이날 애플은 디스플레이, 프로세서 등을 업그레이드 한 데스크톱 아이맥(iMac), 두께와 무게를 줄이고 화면 선명도를 높인 13인치 노트북 맥북프로(MacBook Pro), 프로세서와 와이파이 성능을 개선한 4세대 아이패드 등도 함께 공개했다.

아이패드 미니의 가격은 기존에 나와있는 7인치대 저가 태블릿피시에 견줘 높다. 국내에서는 42만원이고, 글로벌 공식 가격은 329달러(36만원·16기가바이트 와이파이 모델)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지난달 출시한 7인치 태블릿피시 ‘킨들파이어 HD’가 30만5000원이고, 구글의 첫 태블릿피시 ‘넥서스7’이 29만9000원인 데 견줘 10만원 이상 비싸다. 이런 이유로, 새 제품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애플의 주가는 3.3% 떨어져 주당 613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경쟁업체들의 이용자들을 뺏어오기에는 아이패드 미니 가격이 충분히 낮지 않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쟁업체들이 329달러라는 아이패드 미니의 (높은) 가격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아이패드 미니가 가격 경쟁력에서 다소 부족하더라도 7인치 태블릿피시 시장이 성장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이날 자료를 내고, “올해와 내년 7인치 태블릿피시 시장이 2배씩 커지는 데 있어 아이패드 미니가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서플라이는 세계 7인치 태블릿피시 판매량이 지난해 1700만대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3400만대, 67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전체 태블릿피시 중 7인치 태블릿피시의 비중 또한 지난해 24%에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28%, 33%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9.7인치 아이패드에 대한 수요가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로 옮겨갈 경우 애플이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서기만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인치 아이패드를 사려다가 가격대를 보고 아이패드 미니를 대신 선택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 애플로서는 20만원씩 손해보는 셈”이라며 “반대로 아이패드가 비싸고 커서 아예 구입할 생각이 없던 이들이 아이패드 미니를 많이 살수록 애플로서는 이득”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이 두가지 손익 차이가 애플의 7인치 태블릿피시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며, 애플은 그 성공 가능성을 믿고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패드 미니는 오는 26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하고, 다음달 2일 한국을 포함한 34개 국가에서 와이파이 모델을 공식 출시한다. 또 엘티이 모델은 국내에서 다음달 말 출시될 전망이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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