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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연아’ 누리꾼 차경윤씨, 노동운동가 변신

등록 2012-11-21 16:46수정 2012-11-21 19:01

차경윤씨
차경윤씨
5일부터 민주노총 경기본부 지역일반노조에서 활동
‘제2의 회피연아’ 피해자 모아 소송단 꾸리는 일 병행
한 누리꾼이 본인 신상정보를 경찰에 넘긴 ‘네이버(NHN)’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최근 승소했다. 지난달 18일 항소심(서울고법 민사24부 재판장 김상준)은 1심을 뒤집고 누리꾼의 손을 들어줬다. 2010년 7월 소장을 낸지 2년3개월만이다.

‘회피연아’ 동영상·사진 게시물을 올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고소당한 차경윤(32)씨는, 경찰에 본인 신상정보를 넘긴 네이버를 상대로 소장을 낸지 두달만에 중국 베이징으로 어학연수를 갔다. 그는 소송이 2심까지 이어진 2년 가까이 사실상 담당 변호사에게 모든 걸 맡겨두고 한국을 떠나 있었다고 했다.

지난18일 서울 대한문 옆 한 카페에서 지난 6월 귀국한 차씨를 만났다. 그는 민주노총 경기본부 지역일반노조에서 노동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 3월 고소당했을 때 차씨는 3년4개월동안 학사장교 복무를 갓 마친 취업준비생이었다. “영어공부해서 스펙 쌓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취직 걱정하는 평범한 88만원세대 청년백수”였다. 회피연아 게시물을 퍼나른 곳도 본인이 다닌 영어학원 카페 유머게시판이었다. “대기업에 취직하려면 서류접수할 때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를 3, 4번 눌러야 한다. 고소당하고 언론에 이름 나가면서 한국에서 취직 못할 것 같단 생각에 많이 위축됐다.”

차씨는 경찰 연락을 받고 ‘진짜 황당했다’. 재미있다고 생각한 게시물 하나를 올렸을 뿐인데 장관한테 고소당한다는 걸 납득할 수 없었다. 포털도 ‘한통속’으로 보였다. “소통이나 정보로 먹고사는 게 포털이나 인터넷업체들인데, 개인정보를 소중히 다루긴커녕 정반대로 수사기관에 맘대로 넘겼다. 오히려 인터넷의 자유를 표방해 더 많은 사람들을 감시에 노출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는 거다.”

누리꾼 개인이 거대 포털에 맞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같이 나섰기 때문에 소송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차씨는 “내 일인데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에 떠맡겨버리고 중국으로 갔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데 민주화, 진보정치, 노동운동 이런 것들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중국에서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태를 뉴스로 접했다. “진보정치에서 위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생각하니까, 여러가지가 확 느껴오기 시작했다. 네이버 고소를 맡기고 왔다는 미안함, 지금까지 민주주의의 밑바탕이 된 운동과 민주화가 위협받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면서 힘없는 개인들을 지원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차씨는 귀국한 뒤 민주노총 경기본부 지역일반노조에 지난 5일 취직했다.

차씨는 최근 포털과 이통사가 본인의 개인정보를 정보·수사기관에 넘겼는지를 확인하고 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으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관련자료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홈페이지)

“인터넷에서 정부에 불편한 게시물을 올려 어이없는 감시와 고소, 탄압을 겪었는데 이런 피해가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털,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개인정보 제공현황을 열람하고 소송하는 일에 함께 했으면 한다. 본인이 가진 어떤 권리가 끝나는 건 순식간이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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