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3’에서 관람객들이 에스케이텔레콤(SKT) 전시관을 찾아 에이치디(HD) 보이스 서비스를 시연하는 모습
모바일특집 이동통신기술 새 트렌드
네트워크 속도경쟁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과 결합한 서비스
스마트헬스·스마트카 등 선봬
통신사 블루오션 가능성 열어
네트워크 속도경쟁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과 결합한 서비스
스마트헬스·스마트카 등 선봬
통신사 블루오션 가능성 열어
‘속도의 진화와 그에 따른 이종산업과의 결합’
25~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3’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의 화두는 ‘속도’와 ‘융합’으로 요약된다. 4세대(G) 통신망인 엘티이(LTE)에서 ‘더 빠른 속도’를 둘러싼 경쟁이 진행형임이 확인됐다면, 그에 바탕한 의료·교육·자동차·금융 등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서비스는 통신사들의 블루오션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4년째 단독부스를 마련하고 전시장 면적을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늘리는 등, 우리나라 업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참여하고 있는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 상용 단말에서의 150Mbps 전송속도 시연’에 가장 역점을 뒀다. 러시아 통신사 요타도 에스케이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서로 상이한 주파수를 묶어 전송속도를 높이는 시에이(CA) 기술이 적용된 모뎀을 선보였다. 중국 통신업체들은 자신들이 국제 표준으로 세운 시간분할 엘티이(TD-LTE) 방식에서 시에이 기술을 준비중이다. 케이티(KT)도 ‘엘티이 고속 데이터 전송’, ‘무선랜-3·4세대 망 전환 때 끊김 없는 동영상 재생’ 등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런 흐름은 엘티이 전국망이 완성된 국내와 달리, 국제무대에서는 여전히 ‘속도가 모든 것’(Speed is everything)이란 명제 아래 치열한 경쟁이 진행중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런 속도 경쟁은 통신사들의 신성장동력과 연결된다. 성장 정체를 벗어나기 위한 뭔가가 절실했는데, 엘티이의 등장과 고도화(LTE-A)에 따라 획기적으로 빨라진 속도가 ‘희망’이 되고 있다. 네트워크 속도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종산업들과의 융합이 촉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3에서 이통사들은 ‘속도 자랑’ 외에도 스마트헬스, 스마트교육, 스마트카, 스마트방송 등 다양한 산업과의 융·복합서비스를 여럿 선보였다. 케이티가 삼성전자 등과 손잡고, 엘티이 네트워크에서 여러 명의 사용자에게 동시에 고화질(HD급) 영상을 전송하는 ‘엘티이 멀티캐스트(eMBMS)’ 기술을 시연한 게 대표적이다. 에스케이텔레콤도 건강·교육·자동차와 관련된 여러 상품·서비스를 선뵀다.
이런 흐름은, 크게는 모바일 혁명 과정에서 주도권을 플랫폼(P·이용자들이 모이는 장터)과 콘텐츠(C·내용물) 진영에 내준 네트워크(N·통신망) 진영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첫선을 보인 ‘조인’(joyn)의 행보 또한 그렇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내놓은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서비스(RCS)인 조인은, 지난해 연말 우리나라 이통 3사가 실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통화 중 대용량 사진·동영상을 전송하는 등 뛰어난 기능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사용자 편의성(UI) 등으로 인해 아직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하지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3에서 통신사들이 글로벌 연동을 논의했고, 이에 따라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나라별로 선호하는 종류가 달라 호환의 문제가 남았는데, 전세계 통신사들이 공동으로 밀고 있는 조인은 글로벌 연동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의 이런 ‘반격’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정보통신기술 영역에서 빠른 호흡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플랫폼과 콘텐츠일 수밖에 없는데, 거대한 조직력과 자본을 가진 대신 순발력과 창의력 면에서 떨어지는 네트워크 부문(통신사)이 이를 감당해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피드백과 세심한 디테일(세부사항)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얻을 텐데, 거대한 관료조직인 통신사들이 성공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결과야 어찌됐건, 통신사들은 엘티이 시대를 맞아 속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융·복합 산업을 주도할 기회를 얻었고,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3’을 통해 통신사들은 해당 분야 진출 의지를 확고히 밝힌 모양새다. 그들이 의도한 대로 될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바르셀로나/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3’에서 관람객들이 케이티(KT) 전시관에서 클라우드 시시티브이(CCTV)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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