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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 2월13일치에 실린 ‘이영애 비빔밥’ 전면광고가 논란이 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주도하고 치킨마루가 후원해 만들어진 이 광고는, 비빔밥 재료를 나열하면서 김을 일본어인 노리(nori)라고 표현했다. 문화재 환수 운동가인 혜문스님(문화재 제자리 찾기 사무총장)은 “김의 한국어 음가인 ‘Gim’을 쓰고, 뒤에 김을 뜻하는 laver라는 영어 설명을 달았어야 옳다”고 지적했다.
이번 일은 자연스레 수십년 전 ‘김치-기무치 논란’을 떠오르게 한다. 한국 음식인 ‘김치’가 일본인들에 의해 서양에 전파되면서 일본식 명칭인 ‘기무치’로 통용된다는 소식은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과거 김치-기무치 논란이 오늘날 김-노리 논란으로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실제로 이 음식들을 어떻게 부를까. 구글 트렌드로 이 단어들의 사용빈도를 비교해봤다. 일단 김치(kimchi) 검색량은 기무치(kimuchi)를 압도했다. 기무치란 말은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것으로 보일 정도다. 갈비(galbi+kalbi)와 가루비(garubi+karubi)의 관계도 비슷했다.
반면에 김(gim) 검색량은 노리(nori)에 비해 밀렸다. 2011년 이후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렇다고 비빔밥 광고에서 노리’란 표현을 쓴 게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광고에서 고추장을 ‘red pepper paste’라고 썼듯이, 김도 영어인 laver로 쓰면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의 한식과 일식에 대한 선호는 어떨까?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음식인 김치, 비빔밥, 갈비와 일본의 대표음식인 ‘스시’(sushi)의 검색량을 비교해봤다. 음식 종류로는 3 대 1이지만, 전체 검색량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스시가 앞섰다. 이름뿐 아니라 실질 면에서도 한식의 가야 할 길이 먼 셈이다.
그나마 한국 음식들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희망적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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