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검색 안돼! 대통령 인사말조차 막아놓은 청와대
미래창조과학부·경주문화관광
국회·노동부 일자리정보…
웹사이트 외부검색 노출 차단
포털 통한 이용자 접근 제한
“그릇된 보안의식 때문” 지적
미래창조과학부·경주문화관광
국회·노동부 일자리정보…
웹사이트 외부검색 노출 차단
포털 통한 이용자 접근 제한
“그릇된 보안의식 때문” 지적
‘새 싱글 전세계 동시 발매+단독 콘서트 개최!!’
연예기획사 와이지엔터테인먼트(www.ygfamily.com)의 ‘싸이’ 누리집(홈페이지)에 게시된 글귀다. 지난해 ‘강남스타일’의 성공으로 일약 세계적인 가수 반열에 오른 싸이가 오는 13일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공연과 함께 신곡을 발표하고, 이를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생방송한다는 설명이 함께 쓰여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포털에서 ‘싸이’, ‘싱글’, ‘콘서트’ 등의 검색어를 넣고 인터넷 검색을 해도 이 누리집 내용은 뜨지 않았다. 외부 검색을 원천 거부하도록 설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놓고 외부 노출을 막다니, 언뜻 듣기에 황당한 얘기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당수 기관이 아직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www.kipfa.or.kr)와 구글코리아는 최근 국내 대학교 100곳, 학술·연구기관 100곳, 각종 정부기관 및 문화·관광 관련 웹사이트의 정보접근성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32개 대학과 22개 학술·연구기관, 다수의 공공기관 사이트 등이 구글이나 네이버 등 국내외 검색엔진의 접근을 완전 차단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청와대가 대통령 인사말과 블로그를 검색 차단 대상으로 설정해놓고 있었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융합을 위해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는 외부 검색을 아예 원천 차단하고 있었다. 대중에게 널리 알릴 정보를 담고 있는 장애인고용공단, 고용노동부 일자리정보, 한국장학재단,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를 홍보하기 위한 국가기록유산, 경주문화관광, 한국민속촌, 세계자연유산 제주 누리집 등도 검색엔진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는 인기 만화 ‘뽀로로’ 공식 누리집도 마찬가지였다.
이렇듯 외부 검색을 차단하면, 해당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 들어가지 않는 한 이용자는 해당 자료에 접근할 수 없다. 포털이나 구글 등에서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는 대부분 이용자들과는 무관한 정보가 돼, 사회적·국가적 손실도 클 수밖에 없다. 비유하자면 인적 없는 산속에 좋은 밥상을 차려놓고 파리를 날리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기관은 왜 외부 검색을 거부할까. 인터넷 자유·개방·공유 운동을 펼치는 오픈넷(www.opennet.or.kr) 김기창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robots.txt를 이용하면 사이트가 안전해진다고 믿는 그릇된 보안의식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다. 실제 이들 기관 대부분은 robots.txt 파일을 이용해 검색엔진 접근을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 이 파일은 검색 로봇이 수집하지 말아야 할 문서 목록을 알려줄 뿐, 보안 도구와는 관계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검색 차단의 문제점이 수년째 지적돼 오면서 문제점이 차츰 개선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독도가 역사적, 현실적으로 한국 영토임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만들어 놓고도 검색 노출은 거부해왔던 독도 공식 누리집이 이런 제한을 푼 게 대표적이다. 최근엔 국립국어원, 문화재청, 인천공항 등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또 지난달 거부 기관 리스트 공개 뒤 싸이 공식 누리집과 국립민속박물관, 국사편찬위, 국회도서관, 한국역사정보시스템, 수원대학교 등이 robots.txt 파일을 이용한 일괄 차단을 중단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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