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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SKT ‘망내 무료’ 잽 날리자 LGU+ ‘망외 무료’ 카운터펀치

등록 2013-04-22 20:14수정 2013-04-22 21:03

독과점 이통3사 ‘무료 통화’ 경쟁 어디까지
따라올테면 따라와 봐라’
SKT ‘망내 무료’ 후발주자에 ‘한방’
‘우리만 이대로 당할 수 없다’
LGU+ ‘망외 무료’ 초강수 대응
사용자 이탈이냐, 매출 포기냐
고민에 빠진 SKT 선택만 남아
정유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독과점 시장으로 지목돼온 이동통신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제살 깎아먹기’식 보조금 전쟁을 치러온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가 최근 경쟁적으로 음성통화 무료 요금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통신 3사의 묘한 역학관계와 이동통신 시장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 SKT ‘강수’에 LGU+ ‘초강수’로 응대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5:3:2’란 말로 표현돼 왔다. 바로 10년째 별 변화가 없는 1, 2, 3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수치다. 실제 2004년 이후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 엘지유플러스의 점유율은 각각 50~51%, 30~32%, 16~19% 수준을 유지하고 하고 있다. 이런 정체된 점유율에 바탕해 ‘통신사들이 경쟁 없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도 가능했다.

그런데 지난달 21일 에스케이텔레콤이 자사 가입자끼리(망내) 음성통화 무료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통신사 매출에서 아직은 음성통화 몫이 절대적인 만큼, 모두를 놀라게 한 발표였다. 결국 케이티도 지난달 29일 이 대열에 합류했다. 홀로 남은 엘지유플러스는 고심 끝에, 11일 망내·외 모두 무료 요금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달 6만9000원(약정 때 5만1000원) 정액요금제 이상이면 에스케이텔레콤 또는 케이티 가입자에게 거는 전화도 완전 무료다. 케이티도 18일 유선(집)전화까지 확대한 무료요금제를 6개월 한시 상품으로 내놨다.

■ SKT가 던진 묘수 ‘망내 무료통화’ 정보통신기술 업계는 통상 콘텐츠(C·내용물), 플랫폼(P·장터), 망(N·네트워크), 단말기(T·휴대폰 등) 4분야로 나뉘는데, 2009년 말 아이폰 등장 전까지는 망(통신사)이 패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앱(응용프로그램) 생태계가 열리면서, 패권은 플랫폼·콘텐츠 쪽으로 넘어갔다. 미국의 애플과 페이스북, 한국의 카카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망사업자들은 플랫폼·콘텐츠 쪽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시도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의료·교육 같은 분야 진출에 집중하고, 이석채 케이티 회장이 “가상재화(온라인으로 오가는 각종 콘텐츠)가 통신사의 미래”라고 강조하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업계 막내인 엘지유플러스로서는 당장 시장점유율 제고가 급선무였다. 이 때문에 2011년부터 엘티이(LTE) 투자,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허용, 엘티이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도입, 보조금 전쟁 등에서 매번 ‘선방’을 날리며 ‘형’들을 괴롭혔다.

이에 ‘갈 길 바쁜’ 에스케이텔레콤은 망내 무료통화라는 회심의 한 수로 후발 주자들에게 ‘한 방’을 먹였다. 설령 케이티와 엘지유플러스가 따라오더라도, 가입자 규모가 작아 효과가 덜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돈 쓰고 욕먹는’ 보조금 전쟁은 그만 하자는, 여유로운 훈수이기도 했다.

■ LGU+ ‘망외무료’ 선언에 SKT가 ‘골치’ 그런데 엘지유플러스가 장고 끝에 ‘망외 통화도 무료’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휴대전화 통화가 이뤄지면 발신자 쪽 이통사는 수신자 쪽 이통사에 접속료(분당 26~27원)를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망외 무제한 요금제는, 통화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밑지는 장사가 된다. 그간 상식을 뛰어넘는 ‘초강수’란 얘기다.

엘지의 이런 행보에 가장 초조한 건 에스케이다.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이 가장 높은 에스케이 쪽에 음성통화 다량 이용자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결국, 엘지 쪽은 ‘나도 손해일 수 있지만 (이탈자가 많으면) 너도 무사할 수 없다’며 에스케이의 허를 찌르고 나선 셈이다. 케이티는 한시적이긴 하지만 엘지 쪽에 줄을 섰다.

이제 남은 것은 에스케이의 선택이다. 다량 사용자들의 이탈을 방관(망외 유료제 고수)하기도, 다량 사용자들의 음성통화 매출을 스스로 포기(망외 무료화)하기도 모두 쉽지 않다. 결국 이탈자 수준을 봐가며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남는 문제는 접속료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이탈자를 최소화하며 망외 통화 유료제를 유지하면, 에스케이는 케이티와 엘지를 상대로 전에 없던 수천억원 규모의 접속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결국, 현 상황에서 케이티와 엘지 쪽은 접속료의 대폭 인하 또는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할텐데, ‘잽 날렸다가 펀치를 얻어맞은’ 에스케이로서는 이를 쉽사리 용인할 리 없다. 2년마다 개정·고시되는 접속료는 내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정한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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