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현장 생방송을 통해 주민 참여와 행정 투명화를 꾀하는 기관과 지방자치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3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찾아 단지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브리핑하는 장면이 ‘소셜방송 라이브 서울’을 통해 생방송되고 있다.(왼쪽) 1일 오전 ‘소셜 안양 스마트TV’를 통해 안양시청 5월 월례조회가 진행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이 주민자치유공자 시상식을 하는 모습.(오른쪽) 사진 각 누리집 화면 갈무리
서울시, 시장 업무·회의 생중계
댓글·채팅 등으로 실시간 공유
대법원·선관위·지자체 잇달아
댓글·채팅 등으로 실시간 공유
대법원·선관위·지자체 잇달아
*ICT : 정보통신기술
노동절인 지난 1일 저녁,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구로구 개봉2동에 있는 ‘가린열 북카페’를 찾았다. ‘구로구 현장시장실-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박 시장과 마주 앉은 구로구 주민자치위원장들은 “노인정을 증설해달라”, “구립어린이집을 늘려달라”, “지하철역 스크린도어를 설치해달라” 등 각종 ‘생활 민원’을 제기했고, 박 시장과 시청 간부들은 이를 메모해가며 경청했다.
이런 장면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소셜방송 라이브 서울’(tv.seoul.go.kr)을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400여명의 주민이 영상을 시청했다.
정부기관들이 생방송을 통해 시민과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관과 민원인 사이 온라인 소통은 누리집에 민원을 올리면 담당자가 댓글을 달거나 연락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행정 현장을 실시간 공유하는 식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생방송 시청중엔 댓글을 통해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는 ‘개방형·소셜네트워크형 행정’도 늘어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지난해 7월 문을 연 ‘라이브 서울’ 채널이다. 시장실에서 진행되는 주요 회의와 업무보고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시장이 누구를 접견하거나 현장을 찾아 주민을 만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다. 이런 영상은 자체 채널은 물론 유튜브와 유스트림, 아프리카텔레비전 등 사이트를 통해서도 송출된다.
빈도도 잦은 편이다. 1일엔 ‘구로구 현장시장실’ 영상이, 2일엔 오전 10시30분~오후 8시35분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를 찾은 박 시장의 동선과 활동이 거의 대부분 방송을 탔다. 3일에는 알리 로우가니 트위터 최고운영책임자(COO) 접견, 4일에는 숭례문 복구 기념식 및 서울광장에서 열린 지구촌 나눔한마당 축제, 5일에는 어린이날 기념식 등이 전파를 탔다.
주민들이 생방송 또는 다시보기 영상을 시청하면서 시청소감이나 의견 등을 채팅 창에 남기면, 이는 방송 관리자에게 넘겨지고 업무 담당자에게도 전달된다. 또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 계정과도 연동돼, 소감이나 의견 글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타고 인터넷으로 전파되고 시청자를 늘린다. 서울시는 모바일에서도 생방송을 볼 수 있도록, 지난달 ‘라이브 서울’ 앱(애플리케이션)을 내놓기도 했다.
생방송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비단 서울시만의 일은 아니다. 대법원은 3월21일 베트남 출신 여성이 한국인 남성의 동의 없이 자녀를 데리고 출국해 친정에 맡겨 기소된 사안의 공개변론을 자체 사이트와 네이버를 통해 생중계했다. 사법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달 24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재보궐선거 투·개표 현장을 생중계했다. 법이나 선거라는 ‘딱딱한 업무’를 수행하는 권위적인 기관들이 생방송을 통해 시민에게 직접 다가간 셈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경기 안양시는 ‘소셜방송 안양 스마트TV’(www.huroin.com/anyang/mm.html)를 구축하고, 직원 월례회의와 안양 벚꽃축제 등을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역시 댓글도 달 수 있어 “오디오는 끊이지 않고 잘 나오는데, 비디오 영상은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의정부시도 2월 슬레이트 피시(PC)를 활용한 종이 없는 디지털회의와 함께, 회의 과정을 전 직원에게 생중계하는 ‘소통 회의’를 진행했다.
경남 양산시의회도 올해 2월 자체 누리집(live.yscouncil.go.kr/flow)을 구축하고, 상임위와 본회의 등을 생방송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모바일(스마트폰)로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송파구도 2월26일 ‘책읽는 송파 만들기’를 주제로 자체 인터넷방송 누리집(www.songpa.tv)을 통해 토론식 간부회의를 생중계했다. 광역단체 가운데서는 경기도가 실·국장회의, 도민 초청 토론회 등 행사를 생중계하는 ‘경기도 인터넷 소셜방송’을 시작하기로 하고, 지난달 이름 공모에 나서기도 했다.
유스트림코리아 소병택 본부장은 “소셜방송의 확산은 시민의 알권리 충족과 행정 투명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국민들이 안방에서 행정 현장을 지켜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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