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이치엔(NHN)의 데이터센터 외관.
춘천시에 위치, 4개 건물 9만대 가량 서버 보관 가능
엔에이치엔 “‘각’은 디지털 데이터가 미래의 역사…”
엔에이치엔 “‘각’은 디지털 데이터가 미래의 역사…”
강원도 춘천시 동면 구봉산 자락에 다랑이논처럼 생긴 독특한 건물이 들어섰다. 엔에이치엔(NHN)의 데이터센터다. 산바람이 자연스럽게 건물을 타고 들어와 내부에서 24시간 돌아가는 ‘뜨거운’ 서버를 식혀주도록 설계된 곳이다. 외양만큼이나 이름도 특이하다. ‘각(閣)’.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경남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에서 따온 명칭이다. 네이버 이용자들이 남긴 글, 사진, 동영상 등의 기록을 안전하게 남겨두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20일 엔에이치엔이 각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내 인터넷업체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지은 것은 처음이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박원기 아이티(IT)서비스사업본부장은 “이용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디지털 기록을 후대에 전하겠다는 사명감에서 각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 이용자들이 지난 10여년간 생성한 데이터는 180페타바이트에 이른다. 네이버를 통해 1초당 4000여건의 검색어가 입력되고, 2300여통의 이메일이 오간다. 엔(N)드라이브에 올라오는 사진은 하루 2000만개 이상이다.
축구장 7배 크기인 5만4229㎡의 부지 위에 세워진 4개의 건물 안에는 9만대 가량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곳곳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35℃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서버,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섞이지 않게 해 열 손실을 줄인 차폐시스템 등이 그 결과물이다. 이 건물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가 평가하는 국제적인 친환경 인증제도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최상위 등급을 받기도 했다. 또 외부 전력공급이 끊겨도 2.5초만에 전력을 다시 공급할 수 있고, 72시간 동안은 자체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건물은 지진, 태풍 등에도 끄덕없게 설계됐다.
엔에이치엔 관계자는 “각은 지난 10년간 축적해온 인프라, 서버 운영 등의 기술을 집약시킨 곳이다. 디지털 데이터가 미래의 역사가 된다는 생각으로 소중한 기록들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esc] 나는 응모한다 고로 존재한다
■ ‘홍명보 감독이 부른다면’ 질문에 박지성은…
■ 값싸고 살 안찌는 여름 보양식의 정답
■ 삼성 출신 ‘구리왕’ 의문의 재산 1조 진상 드러날까
■ [화보] 백년된 기둥이 살고 마당 헝겊꽃엔 새들이…
데이터센터 ′각′ 내부.
■ [esc] 나는 응모한다 고로 존재한다
■ ‘홍명보 감독이 부른다면’ 질문에 박지성은…
■ 값싸고 살 안찌는 여름 보양식의 정답
■ 삼성 출신 ‘구리왕’ 의문의 재산 1조 진상 드러날까
■ [화보] 백년된 기둥이 살고 마당 헝겊꽃엔 새들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