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소모임앱 ‘밴드’에 맞서
‘카카오그룹’ 앱 7월 출시 예정
밴드는 ‘카톡 친구초대’ 이벤트
카카오는 밴드 링크 막아 견제
앱 출시 전부터 묘한 긴장감
양사 기획안 통째 유출되기도
‘카카오그룹’ 앱 7월 출시 예정
밴드는 ‘카톡 친구초대’ 이벤트
카카오는 밴드 링크 막아 견제
앱 출시 전부터 묘한 긴장감
양사 기획안 통째 유출되기도
엔에이치엔(NHN)과 카카오가 ‘맞불 작전’을 펴고있다. 격전지는 모바일이다. 한 쪽이 선점한 서비스 ‘영토’를 뺏기 위해 비슷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으면, 다른 쪽은 ‘상대편 회원을 모아오면 사은품을 제공하겠다’고 맞서는 식이다. 장군멍군이 따로없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그룹’(가칭)이란 새로운 앱을 7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톡의 채팅방에서 대화하던 지인들과 ‘그룹(소모임)’을 만들어 게시판에 글,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도록 한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카카오는 이미 앱 개발을 마치고 사내에서 베타버전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다운로드 1000만을 돌파한 엔에이치엔 ‘밴드’의 대항마격이다.
밴드는 트위터 등의 개방형 에스엔에스(SNS)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이고 싶어하는 욕구에 주목해, 폐쇄형 에스엔에스란 새로운 시장을 대중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네이버나 다음의 카페, 싸이월드의 클럽을 모바일로 옮겨온 꼴이다. 동문회 등 친목모임용으로 인기가 많다. 에이치엔이 ‘모바일 시대 정면대응’을 선언하며 캠프모바일이라는 자회사를 세워 공을 들인 서비스다.
이에 카카오가 역공에 나섰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은 절대강자다. 엔에이치엔도 1년 뒤 후발주자로 ‘라인’을 선보였지만 카톡을 아직 따라잡진 못했다. 스마트폰 첫 화면을 꾸미는 앱인 ‘런처’ 시장에서도 카카오는 도돌런처(NHN)보다 한 달 늦게 카카오홈이란 서비스를 내놨지만, 단숨에 다운로드 수에서 앞섰다.
카카오로선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도 놓치긴 아까운 시장이다. 사실 카카오는 이미 그룹 앱을 하나 갖고 있다. 2010년 3월 카톡을 출시하면서 ‘카카오아지트’라는 앱을 함께 내놨지만, 큰 인기를 끌진 못했다. 카카오아지트는 그 이후 버전 업데이트도 안 됐다. 카카오는 대신 지난 2월 써니로프트라는 벤처를 인수했다. 지인들끼리 비밀그룹을 만들어 사진·글을 올리고 모임 장소나 맛집 등을 공유하는 앱 ‘에피소드’를 만든 회사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그룹) 앱을 준비중인 건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카카오가 철저히 입단속을 하는 이유는, 경쟁자인 엔에이치엔을 의식해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석우 공동대표, 홍은택 콘텐츠사업 총괄 부사장 등 주요임원은 물론이고 카카오 직원 상당수가 엔에이치엔 출신이다보니, 두 회사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서로의 기획안이 통째로 유출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밴드는 이달 들어 ‘카톡 친구 초대하면 멤버 전원에게 아이스크림’, ‘카톡 친구 초대하고 캠핑 떠나요’ 등의 이벤트를 벌이며 대놓고 카카오 견제에 나선 상태다. 이에 맞서 카카오 쪽도 밴드가 카톡 앱을 띄워 친구를 밴드로 초대할 수 있는 통로(링크)를 최근 막아버리기까지 했다.
국외에서 벌이는 경쟁은 더 치열하다. 국내에선 카톡이 대세지만, 전세계 가입자 수로 보면 라인(1억5000만)이 카톡(1억)을 앞선다.
지난해 카카오의 매출(458억원)과 영업이익(70억원)은 엔에이치엔(매출 2조3893억원, 영업이익 7026억원)의 1%에 불과했다. 그러나 카카오톡을 하루에 하나라도 보내는 국내 이용자 수(3000만)는 네이버 하루 방문자 수(1500만)의 갑절에 이른다. 다른 인터넷 포털업체의 임원은 “요즘은 인터넷 1위 네이버, 모바일 1위 카카오가 아니면 이슈가 되지 않을 정도로, 두 회사가 워낙 막강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엔에이치엔, 둘 중 누가 모바일 시대 ‘왕’을 차지할 수 있을까?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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