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할당 신경전 이어
속도·콘텐츠 싸움 2차전
속도·콘텐츠 싸움 2차전
엘티이(LTE)용 주파수 할당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가 ‘속도’와 ‘콘텐츠’ 등을 두고서도 장군멍군식 신경전을 펴고 있다. 주파수 감정싸움에 선두 통신업체로서의 자존심 대결까지 겹치며, 서로 간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9일 “6만2000원 요금제 이상 고객에게 제공하던 ‘티(T) 프리미엄’ 서비스를 5만2000원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도 제공하고, 엘티이 가입 고객 전원에게 스포츠 하이라이트, 코믹 전자책 등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티 프리미엄은 매달 2만원어치 포인트를 고객에게 줘, 각종 영화·드라마·예능 프로그램·책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콘텐츠 규모도 커진다. 티 프리미엄을 통해 새로 제공되는 영화가 한 달 평균 16편에서 20편으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3개에서 5개로 늘어난다.
앞서 케이티도 지난 1일 기본 데이터와 각종 콘텐츠 서비스 개선안을 발표했다. 10월까지 4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 가입 고객의 기본 제공 데이터와 장기 가입 고객의 멤버십 포인트 적립, 각종 할인 쿠폰 등 혜택을 기존보다 2배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 달 26일 에스케이텔레콤이 “기존 엘티이보다 속도가 최대 2배 빠른 엘티이-에이(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속도 2배’를 강조하고 나서자, 케이티가 ‘데이터·콘텐츠 2배’로 멍군을 불렀고, 이에 또다시 에스케이텔레콤과 콘텐츠 제공량 확대라는 ‘맞불’을 놓은 셈이다.
이런 장군멍군식 대결은 엘티이용 주파수 할당을 둘러싼 신경전의 연장선상에 있다. 기존 케이티가 사용중인 주파수 인접 대역을 새 엘티이용 주파수로 할당할지 여부를 두고 두 회사는 치열하게 다퉜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해당 대역을 낙찰받아갈 수도 있는 경매 방안을 발표하자 각각 “케이티에 특혜를 주려는 것”, “재벌 통신사 편들기”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서로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케이티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에서 이석채 회장이 기조연설하는 날 ‘엘티이-에이’ 서비스를 발표하는 등 에스케이 쪽의 경쟁사 흠집내기가 금도를 넘어섰다”고 불쾌해하고 있다. 반면 에스케이텔레콤은 “주파수 경매와 무슨 관련이 있다고 ‘재벌회사’라며 공격을 하는지 모르겠다. 케이티가 최소한의 상도의를 저버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두 회사의 치열한 갈등과 대조되게, 최근 1~2년 새 앞선 엘티이 투자를 내세워 시장을 주도해온 엘지유플러스(LGU+)는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엘지유플러스는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서는 에스케이텔레콤과 견해를 같이하고 있지만, 서비스·콘텐츠 경쟁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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