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캠프모바일’ 이람 대표
NHN ‘캠프모바일’ 이람 대표
‘인터뷰앱’ 국내 반응 보고
외국 출시 결정할 예정 도돌커버 등 앱 20여개 선봬
첫작품 ‘밴드’ 가장 애착 ‘유저느님’ 입맛 착착 달라붙는
서비스 잘 만드는 회사 되고파 ‘모바일’이란 산에 오르기 시작한 지 넉 달째. 베이스캠프(회사)를 차리고 모바일 환경에 적응할 채비는 이제야 끝났다. 밴드(모바일 커뮤니티), 도돌커버(스마트폰 첫 화면 꾸미기) 등 ‘로프’(애플리케이션)도 그새 20여개 만들어냈다. 대원은 150명. 앞으로 버틸 식량(자본금)은 400억원. 엔에이치엔(NHN)이 모바일 세상을 새로 개척하라며 자회사로 독립시킨 캠프모바일 얘기다. 이 등반을 이끄는 ‘대장’ 이람(42) 대표이사를 이달 중순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내놓은 문답형 소셜네트워크(SNS)인 ‘인터뷰’ 앱의 형식을 따라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했다. -인터뷰 앱 반응은 어때? “일부러 대대적인 마케팅 안 하고, 반응 보는 중이야. 한국 사용자들은 ‘리트머스 시험지’ 같아. 스마트폰 사용률도 높고, 앱이란 물방울을 떨어뜨려보면 반응성이 빠르고 정확해. 그 반응을 보고 외국에서도 출시할지 결정하려고. 친구한테 ‘니 이름의 사연이 뭐야?’ 같은 걸 채팅으로 물어보면 민망하잖아. 인터뷰처럼 대화하는 게 쌓이면 일종의 문답형 블로그가 되는 거고.” -밴드도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잖아. 싸이월드 ‘미니홈피’ 기획했던 사람이라 그런가? 사람·관계 이런 데 관심이 많아? “응. 요즘은 벤처캐피털에서 ‘이제 에스엔에스 아이템은 가져오지 마. 지겹고 돈도 안 돼’라고 한다더라. 그래도 인맥이 다르고,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또다른 재미가 있어. 인터뷰라는 새로운 형식도 그럴 거야.” -가장 정이 가는 앱은? “아무래도 처음 내놓은 밴드 아닐까? 그 다음은 도돌커버. 스마트폰 첫 화면은 하루에도 수십번 지나쳐. 근데도 지금까지 완전히 버려진 땅이었지. 거기에 정보를 뿌리는 거야. 시장을 개척해나간다는 면에서 관심이 가.” -앱 잔뜩 내놓기만 하고, 선택과 집중 안 하는 건 아닌가? “우린 신중하게 움직이는 엔에이치엔이랑은 달라. 빨리 만들어서 빨리 내놓고. 그중에 될성부른 떡잎은 키우고, 아니면 솎아내고. 모바일 시장에서 한 달, 두 달이 굉장히 달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우리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 일부러 씨를 많이 뿌렸어. 그리고 내가 ‘모바일의 신’도 아닌데 어떤 서비스가 성공할지 어떻게 판단하겠어. 시장의 판단에 맡기자는 거야.” -요즘은 무슨 고민해? “글로벌. 우리가 내놓은 소리 꾸미기 같은 유틸리티 앱의 사용자 60%가 외국 사람이야. 우린 따로 마케팅도 안 했는데 신기하지? 텔레비전, 자동차 파는 거랑 다르게 여기선 언어만 바꿔서 앱스토어에 등록하면, 어쨌든 백화점에 진열은 되는 셈이야.” (이 대표는 핸드폰을 꺼내서 외국에 먼저 출시한 ‘브릉버스’란 앱을 보여줬다. 라스베이거스~서울, 싱가포르~뉴욕 등 여러 여행버스에 올라탄 이용자는 자기 주변 풍경을 찍은 사진을 올린다. 그러면 승객끼리는 지구 반대편 풍경을 여행하듯이 구경할 수 있다.) -돈 어떻게 벌지는 고민 안 해? “아직까진 못 벌어. 자본금 400억원 까먹는 중이야. 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는 카카오톡처럼 일정 이용자 규모를 확보한 다음에야 수익이 나. 2~3년은 돈을 퍼부어야 해. 밴드 이용자가 3000만쯤 되면 돈 벌 수 있을 거야.” -캠프모바일을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어? “‘유저느님’(‘유저는 하느님’의 약자)의 필요와 불편에 민감한, 입맛에 착착 달라붙는 서비스(앱)를 잘 만드는 회사. 이 동네는 신기해. 우리가 만드는 건 반이고, 나머지 반은 이용자들이 생각도 못 했던 걸 요구해서 달라져. 이용자들이랑 호흡하는 맛이 있지.” 이람 대표는 매일 아침 30분씩 일찍 출근해 1명의 직원과 차를 마신다. 직원들은 이 면담시간을 ‘람보러가니’라고 부른다. 대표이사 안쪽 회의실 ‘람보르기니’의 탁자는 원탁형이다. 직사각형 탁자에 앉아 사장이 모든 걸 결정하는 게 싫어서다. ‘인터뷰’ 앱에서 ‘이람을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에, 그의 지인들은 “람보”, “가까워질수록 무서운 사람”, “우리 편인 게 다행스러운 쌈닭”, “인생의 한복판을 또각또각 걸어가는 분”이라고 답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사진 캠프모바일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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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출시 결정할 예정 도돌커버 등 앱 20여개 선봬
첫작품 ‘밴드’ 가장 애착 ‘유저느님’ 입맛 착착 달라붙는
서비스 잘 만드는 회사 되고파 ‘모바일’이란 산에 오르기 시작한 지 넉 달째. 베이스캠프(회사)를 차리고 모바일 환경에 적응할 채비는 이제야 끝났다. 밴드(모바일 커뮤니티), 도돌커버(스마트폰 첫 화면 꾸미기) 등 ‘로프’(애플리케이션)도 그새 20여개 만들어냈다. 대원은 150명. 앞으로 버틸 식량(자본금)은 400억원. 엔에이치엔(NHN)이 모바일 세상을 새로 개척하라며 자회사로 독립시킨 캠프모바일 얘기다. 이 등반을 이끄는 ‘대장’ 이람(42) 대표이사를 이달 중순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내놓은 문답형 소셜네트워크(SNS)인 ‘인터뷰’ 앱의 형식을 따라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했다. -인터뷰 앱 반응은 어때? “일부러 대대적인 마케팅 안 하고, 반응 보는 중이야. 한국 사용자들은 ‘리트머스 시험지’ 같아. 스마트폰 사용률도 높고, 앱이란 물방울을 떨어뜨려보면 반응성이 빠르고 정확해. 그 반응을 보고 외국에서도 출시할지 결정하려고. 친구한테 ‘니 이름의 사연이 뭐야?’ 같은 걸 채팅으로 물어보면 민망하잖아. 인터뷰처럼 대화하는 게 쌓이면 일종의 문답형 블로그가 되는 거고.” -밴드도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잖아. 싸이월드 ‘미니홈피’ 기획했던 사람이라 그런가? 사람·관계 이런 데 관심이 많아? “응. 요즘은 벤처캐피털에서 ‘이제 에스엔에스 아이템은 가져오지 마. 지겹고 돈도 안 돼’라고 한다더라. 그래도 인맥이 다르고,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또다른 재미가 있어. 인터뷰라는 새로운 형식도 그럴 거야.” -가장 정이 가는 앱은? “아무래도 처음 내놓은 밴드 아닐까? 그 다음은 도돌커버. 스마트폰 첫 화면은 하루에도 수십번 지나쳐. 근데도 지금까지 완전히 버려진 땅이었지. 거기에 정보를 뿌리는 거야. 시장을 개척해나간다는 면에서 관심이 가.” -앱 잔뜩 내놓기만 하고, 선택과 집중 안 하는 건 아닌가? “우린 신중하게 움직이는 엔에이치엔이랑은 달라. 빨리 만들어서 빨리 내놓고. 그중에 될성부른 떡잎은 키우고, 아니면 솎아내고. 모바일 시장에서 한 달, 두 달이 굉장히 달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우리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 일부러 씨를 많이 뿌렸어. 그리고 내가 ‘모바일의 신’도 아닌데 어떤 서비스가 성공할지 어떻게 판단하겠어. 시장의 판단에 맡기자는 거야.” -요즘은 무슨 고민해? “글로벌. 우리가 내놓은 소리 꾸미기 같은 유틸리티 앱의 사용자 60%가 외국 사람이야. 우린 따로 마케팅도 안 했는데 신기하지? 텔레비전, 자동차 파는 거랑 다르게 여기선 언어만 바꿔서 앱스토어에 등록하면, 어쨌든 백화점에 진열은 되는 셈이야.” (이 대표는 핸드폰을 꺼내서 외국에 먼저 출시한 ‘브릉버스’란 앱을 보여줬다. 라스베이거스~서울, 싱가포르~뉴욕 등 여러 여행버스에 올라탄 이용자는 자기 주변 풍경을 찍은 사진을 올린다. 그러면 승객끼리는 지구 반대편 풍경을 여행하듯이 구경할 수 있다.) -돈 어떻게 벌지는 고민 안 해? “아직까진 못 벌어. 자본금 400억원 까먹는 중이야. 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는 카카오톡처럼 일정 이용자 규모를 확보한 다음에야 수익이 나. 2~3년은 돈을 퍼부어야 해. 밴드 이용자가 3000만쯤 되면 돈 벌 수 있을 거야.” -캠프모바일을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어? “‘유저느님’(‘유저는 하느님’의 약자)의 필요와 불편에 민감한, 입맛에 착착 달라붙는 서비스(앱)를 잘 만드는 회사. 이 동네는 신기해. 우리가 만드는 건 반이고, 나머지 반은 이용자들이 생각도 못 했던 걸 요구해서 달라져. 이용자들이랑 호흡하는 맛이 있지.” 이람 대표는 매일 아침 30분씩 일찍 출근해 1명의 직원과 차를 마신다. 직원들은 이 면담시간을 ‘람보러가니’라고 부른다. 대표이사 안쪽 회의실 ‘람보르기니’의 탁자는 원탁형이다. 직사각형 탁자에 앉아 사장이 모든 걸 결정하는 게 싫어서다. ‘인터뷰’ 앱에서 ‘이람을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에, 그의 지인들은 “람보”, “가까워질수록 무서운 사람”, “우리 편인 게 다행스러운 쌈닭”, “인생의 한복판을 또각또각 걸어가는 분”이라고 답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사진 캠프모바일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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