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가장 비싼 나라는 한국

작년 46만원…세계 평균의 2.5배
고가 스마트폰 비중 70% 넘는탓

한국이 세계에서 휴대전화 단말기 값이 가장 높은 나라로 조사됐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고가의 스마트폰이 과도하게 일반화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 25일 ‘한국과 일본의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가격 계층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2012년 한국의 휴대전화 단말기 평균 판매가격이 415달러(46만원)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세계 평균 판매가격 166달러(18만원)의 갑절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일본이 390달러(43만원)로 둘째였고, 캐나다(350달러·39만원), 미국(323달러·36만원), 노르웨이(281달러·31만원), 덴마크·독일(278달러·31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2017년까지 예측치도 담고 있는데, 한국은 2013년 452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4~2017년 사이 41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인용된 평균 판매가격은 도매 출고가 기준으로 마케팅 비용은 제외된 액수다. 따라서 실제 이용자가 체감하는 휴대전화 가격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평균 판매가격이 높은 이유는, 보고서 제목이 보여주듯이 고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유달리 높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 시장에서 3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2.3%에 이르는 반면, 190달러 미만 중저가 제품 비중은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고사양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보조금을 이용한 통신사들의 과열 마케팅, 엘티이(LTE)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빨리 시작되는 새로운 서비스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보고서는 유행에 민감해 새 제품을 먼저 써보며 스스로 정보를 수집·평가하는 ‘얼리 어답터’(새 제품을 누구보다 일찍 구입해 사용하는 사람)가 한국에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전략 제품을 한국에 먼저 선보이는 것을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어떻게 얼리 어답터들이 이들 제품에 반응하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에스에이는 지난 4월에는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휴대전화를 가장 자주 바꾸는 국민”이라며, 연간 제품 교체율이 67.8%에 이르고, 2017년까지 60%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종합하면 한국은 ‘좋고 새로운 것’에 대한 선호와 소비가 가장 원활한 시장인 셈이다. 이는 정보기술(IT) 강국의 밑거름이지만, 과소비·허위의식 조장이라는 부작용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순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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