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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이통사 주파수 경매, 반전 혹은 배신?

등록 2013-08-18 20:29수정 2013-08-18 21:23

오늘부터 치열한 수싸움 시작

1.8㎓·2.6㎓ 대역 130㎒ 경매
KT사용 주파수 옆 D2 대역
경매 내놓느냐 놓고도 경매

SKT, 선택 운신폭 가장 넓어
KT, D2 대역 확보에 사활
LGU+, 자금 달려 상황 주시
이동통신 3사가 사활을 걸고 노리는 엘티이(LTE)용 주파수 경매 전쟁이 시작된다. 주파수 확보는 기본적으로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데다, 복잡한 경매 룰까지 겹치면서 이동통신 3사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예상된다.

■ 최장 9일 동안 ‘경매안을 경매’ 미래창조과학부는 19일 오전 9시부터 경기 성남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에스케이텔레콤(SKT),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U+) 등 이통 3사를 대상으로 1.8㎓와 2.6㎓ 대역 주파수 130㎒ 폭 경매를 시작한다. 최고 입찰액을 공개하고 다른 입찰자에게 기회를 주는 오름차순 경매가 50회까지 진행되고,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각자 최종 입찰가액을 적어내는 밀봉입찰을 하게 된다. 오름입찰은 하루 여섯 차례씩 한 시간 간격으로 진행되고, 기본입찰 증분(최소 증가 입찰액)은 0.75%다.

이번 주파수 경매의 특징은 경매안을 경매한다는 점이다. 현재 케이티가 사용중인 1.8㎓ 주파수 바로 옆 대역(D2)을 경매에 내놓느냐 여부가 논란이 됐는데, 미래창조과학부는 해당 대역을 시장에 내놓지 않는 안(1안)과 내놓는 안(2안)을 내걸고 입찰 총액이 많은 쪽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접 대역을 더해 광대역화하려는 케이티는 2안(D2)에 사활을 걸고, 에스케이텔레콤과 엘지유플러스는 이를 막기 위해 1안을 밀어야 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세 회사 모두 반전과 배신의 키를 가지고 있어 쉽사리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 꽃놀이패 쥔 SKT의 선택은? 우선 에스케이가 운신의 폭이 가장 넓다. 케이티는 D2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엘지는 단독 입찰이 보장돼 있는 C1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이에 반해 에스케이는 1안을 관철해 케이티의 의도를 좌절시키면 좋고, 경매가를 한껏 높인 뒤 2안(C2)으로 옮겨타도 좋다. 이미 1.8㎓ 대역(20㎒)을 엘티이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약간의 업그레이드로 광대역화와 함께 40㎒ 폭 엘티이-에이(LTE-A)를 55㎒ 폭으로 넓혀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케이티는 D2 대역은 확보하지만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고, 엘지유플러스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된다.

■ KT, 외통수에서 반전 카드를? 외통수에 몰려 있는 듯한 케이티도 반전 카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에스케이와 엘지는 케이티의 D2 대역 확보를 저지하거나 최대한 비싼 값을 치르고 가져가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1안을 지지하며 경매가를 최대한 높일 수밖에 없는데, 경매가가 한창 높아진 상황에서 케이티가 인접 대역을 포기하고 1안으로 옮겨가는 것도 가능하다. 케이티는 엘티이 보조 주파수 대역인 900㎒ 대역이 간섭 문제로 활용이 어려워 1.8㎓ 대역을 광대역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데, 미래부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는 중이기 때문이다.

■ LGU+, 보이콧 또는 동정론? 엘지도 에스케이처럼 1안(C1)에서 2안(C2)으로 배신하고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에스케이와 C2를 놓고 정면대결을 벌이기엔 자금력이 달린다. 결국 C1 입찰가를 최소한으로 올려가며 상황을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에스케이가 C2로 옮겨갈 경우, 엘지는 A2 또는 B2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 경매 포기로 판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엘지는 800㎒와 2.1㎓를 묶어 엘티이-에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당장 2.6㎓ 대역이 필요하지는 않다. 2011년 주파수 경매 때 ‘가난 대물림론’을 내세워 여론과 정부를 설득했듯이, ‘업계 막내가 1~2위 업체 연합에 당했다’며 여론전을 펼 수도 있다.

■ 서로 골머리…의외의 수 나올까? 이렇듯 3사 모두 상대방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이다. 따라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쟁 대신 최소한의 비용만 내고 서로 원하는 대역을 나눠가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자칫하면 짬짜미(담합) 논란이 일 수 있다. 공정위 조사나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티가 광대역화하면 속도를 두 배까지 늘릴 수 있는데, 이미 에스케이와 엘지는 다른 방식으로 속도를 두 배 높인 엘티이-에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용자들 반응은 그냥 그렇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현재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속도’가 아닌데, 업체들만 여기에 과잉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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