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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손목에 차는 ‘갤럭시 기어’ 오늘 새벽 공개
‘입는 컴퓨터’ 시대 앞당길까

등록 2013-09-05 08:56수정 2013-09-05 08:56

‘구글글라스’
‘구글글라스’
베를린 국제가전전시회서 선봬
스마트폰과 연계돼
문자·이메일 확인 기능 등 갖춰
애플 ‘아이워치’ 올해 출시 소문
소니도 6월 ‘스마트워치2’ 내놔
‘액세서리 수준’ 시장반응 미지근
‘화면은 어느 정도 휘어질까?’ ‘가격은 얼마나 비쌀까?’ ‘생각보다 디자인이 투박하다더라.’

5일 새벽(현지시각 4일 저녁)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처음 베일을 벗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에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업체가 처음 내놓는 ‘입는 컴퓨터’(웨어러블 컴퓨터)인데다가, 경쟁관계에 있는 애플의 ‘아이워치’에 한발 앞서 출시된다는 점도 흥미를 끄는 요소였다.

소니 ‘스마트워치’
소니 ‘스마트워치’
■ 어디에 ‘입는’ 물건인고? 갤럭시 기어는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로 스마트폰과 연계돼 문자메시지·이메일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몸에 입거나 걸칠 수 있는 스마트 제품을 일컬어 ‘입는 컴퓨터’라고 부른다. 주요 정보기술(IT)업체들이 스마트폰 ‘이후’를 준비하면서 주목하고 있는 제품군이다. 스마트폰처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두 손을 자유롭게 놓아둔 채 몸 어딘가에 ‘걸치고’ 다닐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시계, 안경, 신발, 옷 등 착용 위치나 형태는 다양하다. 삼성과 애플, 소니는 여러 신체 부위 중 손목을 선택했다. 소니는 지난해 7월 ‘스마트워치’라는 제품을, 올 6월엔 ‘스마트워치2’를 공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가격은 1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스마트폰 액세서리 수준의 기능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애플은 약 100명의 팀을 꾸려 ‘아이워치’라고 이름 붙인 손목시계형 신제품을 개발중이며, 올해 안에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서피스 스마트워치’라는 시제품을 테스트 중이다. 손목에 차는 건강 관리 스마트기기 시장에는 나이키의 ‘퓨얼밴드’, 조본의 ‘업’, 미스핏웨어러블의 ‘샤인’ 등이 이미 판매되고 있다. 하루 운동량, 수면 패턴, 칼로리 소모량 등을 알려주는 제품들이다.

구글은 안경 형태의 ‘구글글라스’ 개발을 마치고, 최근 1만여명에게 실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글라스는 안경처럼 착용한 상태에서 음성명령으로 전화통화나 카메라 촬영, 인터넷 검색 등을 할 수 있다. 눈앞 화면에 검색 화면이나 문자메시지 내용 등이 펼쳐진다. 체험단에게 판매된 가격은 1500달러(165만원)로, 내년께 출시가 점쳐진다. 구글은 아디다스와 손잡고 제작한 ‘말하는 신발’의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신발에 스피커, 압력센서 등을 탑재해서 신발을 신고 달리면 “바람이 시원하다”고 말하는 식이다.

구글 아디다스 ‘말하는 신발’
구글 아디다스 ‘말하는 신발’
■ 스마트폰 대체? 액세서리? 새로운 제품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만, 웨어러블 시장 자체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올해 관련 시장 규모 추정치도 기관마다 20억~50억달러로 편차가 크고, 향후 성장 전망도 엇갈린다. 하지만 분명한 건 ‘새로운 흐름’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2014년 제품 출시 붐이 일면서 시장의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대중적인 구매를 촉발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기 개발이 우선 과제”라고 진단한다.

기업들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자제품을 일상적으로 착용하고 다니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란 거부감에다가, 사생활이나 안전 등을 걱정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구글글라스 체험단이 카메라를 이용해 상대방이 원치 않는 촬영을 하는 것을 두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뜨겁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웨어러블 관련 규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스마트워치에서 디스플레이 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어 ‘휘는 화면’을 구현해내거나, 배터리 교체 시간을 늘리고 제품 무게를 가볍게 하는 등의 기술적인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대중화를 위해선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서기만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웨어러블 제품들은 가격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면 틈새시장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당분간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독자적인 장비가 되기보단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액세서리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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