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IT

‘IT’ 기상도, 돈은 알고 있다

등록 2013-09-25 19:57수정 2013-09-25 21:03

시가총액 5년 추이 살펴보니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다른 어떤 업종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1990년대 개인용컴퓨터(PC) 시대가 본격화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아이비엠(IBM) 제국을 거꾸러뜨렸다. 2000년께는 야후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반짝 주목을 받더니, 2000년대 후반 모바일·스마트기기 시대가 도래하자 패권은 애플과 구글로 넘어갔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 신흥 강자들이 두각을 드러내며 패권 경쟁에 가담했다. 기존 제조업체 가운데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이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노키아와 모토롤라, 블랙베리는 인수합병 등을 거쳐 사실상 무대에서 퇴장했다. 여기에 최근엔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애플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변화도 큰 틀에서는 이런 패권 흐름과 일치했다.

■ MS 정체…애플·구글·페이스북 등 약진 최근 세계시장에서 아이폰 등 애플 제품들은 구글을 필두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리는 분위기지만, 주식시장에서 왕좌는 아직 애플의 몫이다. 24일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4457억달러(약 500조원)로 구글(2954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2727억달러), 아이비엠(2092억달러), 삼성전자(1887억달러), 아마존(1423억달러), 페이스북(1149억달러) 등을 압도하고 있다.

약 4년3개월 전인 2009년 6월30일로 시계를 돌려보자. 애플과 구글 등의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 초반이었고, 2000억달러가 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후 4년여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치는 등락을 거듭하며 20~30%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애플과 구글은 2~4배가량 덩치를 키워 마이크로소프트를 추월했다. 구글의 경우, 2004년 상장 당시 시가총액이 272억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10년이 채 안 되는 사이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모바일·스마트폰 성적표 따라
애플·구글, MS 추월 1·2위
삼성전자 1900억달러로 5위
페북·아마존 ‘신흥강자’ 등장

하드웨어업체 올해부터 주춤
상승세 소프트웨어시장 잡아야

같은 기간 동안 아마존은 359억달러에서 1423억달러로 4배, 삼성전자는 685억달러에서 1887억달러로 3배가량 덩치를 키웠다. ‘늙은 호랑이’ 아이비엠은 2011년 6월 말까지는 성장세를 유지해 2000억달러를 넘겼지만, 그 뒤로는 거의 정체돼 있는 상태다. 종합해보면, 아이비엠·마이크로소프트의 정체와 애플·구글의 강세, 페이스북과 같은 새로운 강자의 등장 등 업계 흐름은 주식시장에서도 그대로 재연된 셈이다.

■ 하드웨어 업체 약세…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상승세 새로운 강자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차이는 있다. 기기를 만드는 하드웨어 계열인 애플과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애플의 2012년 6월 말과 12월 말 시가총액은 각각 5461억달러와 5006억달러로, 현재보다 20~30%가량 높다. 삼성전자도 2012년 말(2106억달러)에 비해 10% 이상 줄어든 상태다.

삼성증권 김상율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반적이었던 2012년 말까지 애플과 삼성전자 주가는 최고가 행진을 했고, 시가총액도 이 무렵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판매가 과거와 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어렵다는 불안감에다 중국 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격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올해 들어서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20~30%가량 늘어난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19일 실적 발표 뒤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우려보다는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 인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는 새 분야를 대표하는 페이스북은 2012년 5월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면서 거품 논란이 일었지만, 모바일 광고의 수익성이 재평가받으면서 최근에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 결론은 소프트웨어 강화…“지금이라도 대책을” 결국은 장기적·안정적 성장과 고도화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필수라는 얘기인데, 삼성전자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애플은 혁신을 선도하는 하드웨어 업체이면서도 아이오에스(iOS)라는 독자적인 운영체제(OS) 중심의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아이비엠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으면서도 건재한 것은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문송천 교수는 “아이티 강국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지금이라도 잔가지 정보화 사업들을 정리하는 대신 국립소프트웨어연구소를 만들어 소프트웨어의 대동맥이랄 수 있는 운영체제와 디비(데이터베이스) 쪽 연구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