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 전자상거래 나라 넘어 영업
유통비용 저렴해 값싸게 제품거래
작년 국내서 1600억원 국외판매
‘몰테일’ 1년새 국외배송대행 50%↑
‘카페24’는 글로벌 플랫폼 문 열어
소상공인·창업자 새 사업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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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서 1600억원 국외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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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국경과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세상을 꿈꿨다. 상업 영역에서 가장 쉽게 와닿는 예는, 어느 나라의 어떤 물건도 온라인으로 구할 수 있는 기업-개인 간(B2C) 전자상거래일 것이다. 각국의 전자상거래 성장과 함께 구매자들이 점차 똑똑해지면서 최근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유행에 민감하고, 제품 비교·선택에 깐깐하다고 소매 기업들은 입을 모은다. 이런 성향은 온라인 국내 구매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세계로 발품을 파는 ‘직구(직접구매)족’들이 늘어나는 발판이 되고 있다.
국내 최대 해외 배송·구매대행 누리집 ‘몰테일’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닷컴의 9일 집계를 보면, 지난해 해외 배송대행 건수는 모두 84만건에 이른다. 전년 57만건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한 숫자다. 올해 1~9월 배송 건수는 이미 65만건에 달했다. 코리아센터닷컴은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최근 3년 동안 해외 직접구매 서비스가 크게 성장했고, 국내외 온라인몰 간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규모와 분야 모든 면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온라인 거래시장의 성장세도 중요한 이유다. 특히 중국 시장은 무섭게 크는 중이다. 지난해 중국의 새 인터넷 사용자 수는 프랑스 전체인구(6000만명)에 육박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15년까지 매년 캐나다 전체인구(3400만명)를 넘는 신규 인터넷 구매자들이 중국에서 추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현재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미국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다.
중국에 비해 주춤하더라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 시장의 전자상거래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32조원으로, 백화점 시장 규모(28조4000억원)를 뛰어넘었다. 1위인 미국 시장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2310억달러(248조원)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신세계유통연구소는 “합리적 소비의 확산과 모바일 기기의 보급으로 올해 온라인 시장 규모는 35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는 유통 비용이 저렴하고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어, 중소기업과 영세업체들의 수출 창구로서 기대를 모은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박필재 수석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전자상거래는 자국 내 거래에서 국경 간 거래로 옮겨가고 있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인접 국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제조업체, 소상공인, 소호무역 창업자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로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쇼핑몰 창업 솔루션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은 지난달 해외 쇼핑몰 개장을 돕는 ‘글로벌 플랫폼’을 공식 오픈했다. 국내에서 쇼핑몰을 열듯이 온라인에서 간단한 작업을 하면 손쉽게 미국, 중국, 일본에 온라인 매장을 열 수 있다. 회사는 운영, 결재, 번역, 애프터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는 “오픈 발표 뒤 하루 평균 문의 건수가 기존 대비 3배가량 늘었고, 해외 창업 세미나에도 400여명의 신청자가 몰리는 등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해외 판매·구매를 지원해온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판매자의 해외 판매 규모가 1600억원가량 된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60%가량 늘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을 겪은 우리나라 쇼핑몰 업체들은 마케팅 노하우와 한류 바람 접목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카페24 해외사업총괄 김선태 이사는 “국내엔 상품 경쟁력과 운영 노하우가 축적된 운영자들이 많고 인터넷 환경이 기술적으로 잘 구현되어 있어 해외 진출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진출을 한 여성의류 전문 쇼핑몰 ‘미아마스빈’의 강병석 대표는 “한류 열풍 흐름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2년 해외 매장을 열었는데, 올해 중순 해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나라 업체들과 국내외 시장에서 겨뤄야 하는 만큼 준비와 관련 제도 정비가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박필재 수석연구원은 “패션 등의 분야에서 흐름을 읽지 못하고 국내 시장에 안주하다가 다른 나라 판매자에게 고객을 뺏기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온라인 수출에 대한 신고 간소화 등 정부의 제도 정비와 세계 시장 점유율 20%에 불과한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에 맞춰 개발돼 해외에선 깨져서 보이기도 하는 온라인몰의 개편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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