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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어린 앱 개발자들의 대박 비결 “불편한 건 못참아”

등록 2013-10-28 19:13수정 2013-10-28 22:57

유주완(오른쪽)씨와 이해찬군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본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주완(오른쪽)씨와 이해찬군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본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프로그래머 유주완·이해찬

‘서울버스’로 회사 차리고…
‘벅스 플레이어’ 만들고…
“다른 관점서 바꾸려는 노력이
창조경제나 융합이라고 생각”
역시 남들이 보기엔 ‘괴짜’인 두 사람이 만났기 때문일까? 둘은 만나자마자 ‘파이선’, ‘노드제이에스’ 등 보통사람에겐 이름도 생소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화제로 이야기를 꽃 피웠다. 2009년 국내에 스마트폰이 선을 보일 시절 인기 앱 ‘서울버스’로 주목을 받은 유주완(21)씨와 최근 애플의 맥 컴퓨터용 음악 플레이어로 관심을 모은 이해찬(17)군이 지난 26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 본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묘하게 닮았다. 현재 ‘서울버스모바일’이라는 사업체 대표인 유씨는 초등학생 때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해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버스 노선·시간 정보 앱 ‘서울버스’를 만들었다. 이군 역시 홀로 공부해 애플 아이튠스가 지배하는 맥용 음악재생기 영역에서 ‘벅스 플레이어’라는 앱을 만들어 이목을 끌었다. 이 앱은 개발자 사이 입소문을 탔고 음악포털 ‘벅스’를 운영하는 네오위즈인터넷이 고등학생인 이군을 올여름 이례적으로 인턴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두 사람이 닮은 점은 “불편한 점을 참기 어려웠다”는 개발의 출발점이다. 유 대표는 “서울버스는 처음엔 순전히 내가 보려고 만든 앱”이라고 말했다. 전화로 버스 정보 서비스를 자주 썼는데 일일이 숫자를 누르는 게 번거로워 아예 프로그램으로 만든 것이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던 날 서울버스가 앱스토어(온라인 장터)에 등록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옆에 아이폰을 사려고 기다리던 사람에게 ‘서울버스’ 한번 써보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는데 단숨에 내려받기 순위 1위를 할 줄은 몰랐죠.” 이군의 ‘벅스 플레이어’ 역시 “불편해서 하룻밤 만에 만든” 앱이란다.

각각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온 유 대표와 이군의 개발에 대한 남다른 열정은 주변의 우려도 많이 샀다고 한다. “학교 공부에 대한 걱정이 크셨죠. 앱이 알려지면서 부모님이 ‘그래도 뭘 하긴 했구나’ 했어요.”(이해찬) “너는 나보다 낫구나.(웃음) 난 너무 빠져드니 부모님이 ‘(컴퓨터) 줄을 잘라버린다’고도 하셨죠. 밤에 개발하고 학교에선 자는 생활을 했죠.”(유주완)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간간이 들려오는 요즘이지만, 젊은 두 사람에겐 먼 이야기다. 개발자가 목표인 이군은 ‘늘 자신이 정말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않는 게 꿈이다. “지난해 3월 학교 학생증 정보를 스마트폰에 보관하는 ‘학생증 앱’을 만들었어요. 잃어버릴 수도 있는 학생증을 폰에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는데, 어른이 아닌 학생의 관점에서 보았기 때문에 나온 앱이죠.”

유 대표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의사 같은 전문가들 영역에도, 의사이기 때문에 못 보지만 개발자 관점에서 보면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보통 그러려니 하는 대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바꾸는 게 어쩌면 창조경제나 융합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는 앞으로 편리함뿐 아니라 생활 방식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앱들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서울버스가 유명해지니 추운 날 정류장에서 떨지 않게 미리 도착시간을 확인하는 습관들도 나타나더라구요. 프로그램이 좀더 나은 삶을 불러오는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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