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3·G2와 성능 비슷·가격 절반
스펙 떨어지는 갤럭시윈보다도 싸
국내 스마트폰 거품 논란 불붙어
LG “기능 다르고 G2 배터리 추가”
삼성 “통신·개발환경도 고려돼야”
스펙 떨어지는 갤럭시윈보다도 싸
국내 스마트폰 거품 논란 불붙어
LG “기능 다르고 G2 배터리 추가”
삼성 “통신·개발환경도 고려돼야”
구글이 엘지(LG)전자와 함께 만든 스마트폰 ‘넥서스5’를 21~22일 한국시장에 출시한다. ‘갤럭시노트3’와 ‘G2’ 등 최신 스마트폰에 견줘 성능이나 화면 크기는 별 차이가 없으나 가격은 절반 수준에 그쳐, 국내 스마트폰의 가격 거품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넥서스5는,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4.4 킷캣이 처음 탑재된 스마트폰이다. 구글이 제조사나 앱(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등이 참조할 수 있도록 엘지전자와 함께 만든 레퍼런스(기준)폰이다. 5인치 풀에이치디(HD) 화면과 2.3㎓ 쿼드코어 스냅드래곤 칩을 탑재했다. 후방 800만 화소-전방 13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됐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 씨제이(CJ)헬로비전이 지난 15일부터 예약 가입 접수를 받기 시작해 21~22일 시판되는 넥서스5 스펙(기능)은 국내 최고급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중앙처리장치(CPU)는 삼성전자가 9월 내놓은 갤럭시노트3, 엘지전자가 8월 출시한 G2와 같은 2.3㎓ 쿼드코어를 채택했다. 화면 크기는 갤럭시노트3가 5.7인치, G2가 5.2인치로 넥서스5보다 약간 크다. 카메라 성능도 이들 두 제품이 후방 1300만-전방 200만~210만 화소로, 넥서스5보다 낫다.
기능은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지지만, 가격 차이는 크다. 넥서스5 출고가는 16기가바이트(GB) 제품이 45만9000원, 32기가바이트 제품이 51만9000원이다. 갤럭시노트3 출고가가 106만7000원(32GB)이고, G2 출고가가 95만4800원(32GB)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 두배 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넥서스5는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에 비해서도 싸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갤럭시윈은 1.4㎓ 쿼드코어 칩과 4.65인치 크기 화면을 장착했다. 카메라 성능도 후방 500만 화소-전방 30만 화소이고, 하드디스크도 8기가바이트로 넥서스5에 한참 떨어지지만, 출고가(55만원)는 넥서스5보다 비싸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G2와 넥서스5 제조사인 엘지전자는 “넥서스5가 레퍼런스폰으로 기본 운영체제만 탑재돼 있지만, G2에는 ‘노크온’, ‘모션 콜’, ‘플러그 앤 팝’, ‘스마트 링크’ 등 엘지전자 고유의 기능(UX·사용자 경험)들이 탑재돼 있다. 또 G2에는 여분의 배터리와 이어폰도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세부적인 기능·옵션으로 2배가량 가격 차이가 시원하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격은 스펙은 물론, 통신환경과 개발환경 등이 함께 고려돼 결정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동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4월 이후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줄이면서) 이동통신시장이 안정세를 보이자, 제조사들도 잇따라 출고가를 인하했다. 이는 보조금이 일반화, 활성화할수록 제조사의 출고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들이 출고가를 최대한 높여 유지하되 장려금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최대한의 이익을 취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 7월 내놓은 ‘전망 : 휴대전화, 월드와이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고급(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ASP)는 643.3달러(약 73만원)로 조사 대상 48개국 가운데 홍콩(814.6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넥서스5와의 가격 차이는 애플이 더 심하다. 국내 제조업체만 (고가 정책을 유지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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