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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20분 인터넷 했다고 2만원?…2G·피처폰 ‘데이터 요금 날벼락’

등록 2013-12-23 20:32수정 2013-12-24 10:05

※ 클릭하면 이미지가 크게 보입니다.
이동통신 3사 과도한 요금 ‘원성’
LTE는 1GB당 2500~5000원꼴인데
1MB당 1만원 안팎 종량제 적용

이용자 아직 1000만명 되는데도
10년 전 데이터 요금체계 적용
‘최고 4000배’가량 비싼 요금 물려
전남 여수에 살고 있는 직장인 곽아무개(30)씨는 지난 14일 어머니에게 새 휴대전화를 사드렸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2세대(CDMA) 휴대전화가 낡아 배터리가 너무 빨리 소모됐기 때문이다. 지인에게 2만원을 주고 새 피처폰(스마트폰이 아닌 저성능 휴대폰 통칭)을 구입한 곽씨는 기기변경 절차를 밟은 뒤 어머니가 좋아하는 트로트곡을 벨소리로 설정하기 위해 20분 가량 무선인터넷을 사용했다. 그런데 갑자기 데이터요금이 2만원 가량 부과된다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곽씨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으나 ‘적법하게 부과된 데이터요금은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그는 “15~20분 동안 인터넷을 사용했다고 2만원이나 내야 한다니 황당했다. 저렴한 가격에 새 휴대전화기를 구해드리고 가졌던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U+) 등 이동통신 3사가 정액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2세대 가입자와 피처폰 사용자를 상대로 과도하게 높은 데이터 요금을 받아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동전화에서 데이터를 이용하는 게 보편화됐는데도, 데이터 종량제(사용한 만큼 내는 방식)가 적용되는 2세대·피처폰 이용자들에게는 10여년 전 설계된 비싼 데이터 요금체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 3사는 데이터 종량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종류별로 0.5킬로바이트(KB) 당 0.25~5원가량을 받고 있다. 곽씨 어머니가 가입한 엘지유플러스의 경우, 2세대 고객이 통신사가 제공하는 무선인터넷(WAP 방식·ez-i 등)을 통해 64화음 이하 벨소리와 그림 파일 등을 내려받으면 0.5킬로바이트(KB)당 5.2원을 내야 한다. 이를 ‘텍스트’(기반 서비스)라고 부르는데, 2000년대 초반 휴대전화에서 초보적인 인터넷 이용이 이뤄질 때 대중화됐던 서비스다.

0.5킬로바이트 당 5.2원은, 1메가바이트(MB) 당 1만650원이란 얘기다(5.2원×2×1024). 에스케이텔레콤은 약간 싼 0.5킬로바이트 당 4.55원을 받는데, 이 경우는 1메가바이트 당 요금은 9318원(4.55×2×1024)이다. 케이티도 에스케이텔레콤과 동일한데, 종량제 고객의 데이터 요금표를 홈페이지(olleh.com)에서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요즘 흔한 엘티이 정액요금제에서 요금 1만원을 더 내면 데이터이용량은 2~4기가바이트(GB)씩 추가된다. 1기가바이트에 2500~5000원꼴이란 얘기다. 1기가바이트가 1024메가바이트인 점을 감안하면, 2세대·피처폰 가입자에게는 최고 4000배 가량 비싼 단가가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2세대 고객들은 데이터 이용량이 적다’, ‘이용자가 자신의 이용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데이터요금 상한제(한 달 15만원 등)와 문자통보 등 ‘요금폭탄’ 방지 장치를 운용중이다’는 답을 내놓고 있다. 엘지유플러스 쪽은 “월정액 6000원에 1기가바이트까지 사용할 수 있는 무한자유요금제에 가입하면 요금폭탄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사 모두 2세대·피처폰 이용자와 정액제 고객에게 적용되는 데이터요금 단가가 수천배 차이가 나야하는 논리적 근거는 내놓지 않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10년 전 만든 데이터 요금체계를 그대로 적용, 부과하는 것은 심한 게 사실이다. 비유하자면 전화기가 귀하던 시절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백색전화’ 상품을 지금도 팔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백색 전화’야 시장에 내놔도 살 사람이 아무도 없겠지만, 2세대·피처폰 이용자는 아직 1000만명 가량이나 된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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