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로 30년 동안 근무해온 안덕희(61)씨는 요즘 서울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건강관리법 강의를 한다. 비행기 조종사였던 정애남(71)씨는 파일럿이 장래 희망인 아이들을 찾아 그 꿈을 잘 키워나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있다. 한자학원을 운영했던 이경복(78)씨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패드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한자 교육을 하고 있다.
이들 셋은 케이티(KT)가 운용중인 ‘은퇴자 재능나눔 프로그램’ 수혜자들이다. 은퇴자 재능나눔 프로그램이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자들이 새로운 일도 하면서 사회에 봉사할 기회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어려운 이웃을 상대로 자신이 젊은 시절 갈고닦은 재능을 나누고, 케이티는 소정의 급여를 제공하는 식이다.
케이티는 3년 동안 1000명의 은퇴자를 전문강사로 양성해 1000개의 희망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은퇴자들의 구직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교육하고,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을 연결해주는 ‘시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노년층에 일자리를 통한 희망을 주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희망을 심어주는 일거양득형 사회공헌활동인 셈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