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IT

휴대전화 ‘보조금 전쟁’ 재발…93만원 vs 8만원 ‘집토끼 찬밥’

등록 2014-01-26 20:21수정 2014-01-27 08:08

※ 클릭하면 이미지가 크게 보입니다.
SKT 대리점 원가표 보니

‘갤럭시S4 LTE-A’ 리베이트도
91만원·11만원으로 크게 차이
‘기존 가입자 우대’ 헛구호

새해 벽두부터 이통시장 혼탁
최신 단말기가 ‘공짜’ 수준으로
* 93만원 : 갤럭시노트3 번호이동·착한기변 리베이트

“‘17만원짜리 갤럭시S3’라는 말이 돌았던 2012년 가을 이후 이렇게 많은 리베이트가 내려오기는 처음이다. 시장이 미쳤다.”

새해 벽두부터 이동통신 시장의 고질병인 ‘보조금 전쟁’이 재발했다. 지난 23일에는 당국의 시장과열 판단 기준(2만4000건)보다 6배나 많은 14만4000건의 번호이동(MNP)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2012년 9월 이후 최대치다. 치열한 ‘보조금 전쟁’의 실행자이자 관찰자인 에스케이텔레콤(SKT) 마케팅 쪽 직원은 ‘미쳤다’는 말로 시장상황을 설명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당시 에스케이텔레콤 대리점·판매점의 원가표는 이런 설명이 사실임을 보여준다.

■ 13만7000원짜리 갤럭시노트3 보조금은 통상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가 영업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 규모에 의해 결정된다. 대리점·판매점은 리베이트 가운데 일부를 마진으로 떼고 나머지를 이용자에게 보조금으로 주는데, 영업점끼리 경쟁해야 하는 데다 고객을 많이 유치하면 별도 수당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리베이트 전액 또는 그 이상이 보조금으로 지급되기도 한다.

23일치 에스케이텔레콤 원가표를 보면, 일부 최신 단말기에는 사상 최고 수준의 리베이트가 지급됐다. 출고가가 106만7000원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의 경우, 번호이동(MNP)을 하며서 월 7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선택하면 93만원의 리베이트가 지급됐다. 실제 가격(할부원금)이 13만7000원(106만7000원-93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얘기다. 같은 기기에 월 6만9000원 이하 요금제를 선택하면, 83만원의 리베이트가 지급됐다.

삼성전자의 또다른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4 엘티이-에이(LTE-A)’ 모델은 최대(번호이동·월 7만5000원 이상 요금제) 91만원의 리베이트가 지급됐다. 출고가가 95만4800원임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할부원금)이 4만48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얘기다.

시장이 이렇게 왜곡되면, 이 조건에 가입한 당사자는 만족하겠지만, 이 기회를 이용하지 못한 절대 다수는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다수 소비자들로부터 돈(요금)을 걷어 소수 ‘메뚜기’(자주 번호이동하는 고객)를 보조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앞서 가입했다는 이유로 100만원가량씩 손해를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 “기존 가입자 우대”는 거짓말 원가표에서 눈에 띄는 또다른 대목은 번호이동과 신규가입·기기변경 때 지급되는 리베이트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기존 에스케이텔레콤 고객이 단말기를 갤럭시노트3로 바꾸면서 월 7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리베이트는 8만원에 불과했다. 동일한 조건으로 번호이동할 때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액수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지난해 초 도입한 ‘착한 기변’ 프로그램을 적용받아 보조금 상한인 27만원 할인을 받는다 해도, 할부원금(실제 가격)은 80만원이 넘는다. 신규가입을 하면서 갤럭시노트3에 7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선택할 때 리베이트는 38만원이었다. 역시나 할부원금은 80만원 수준이다.

번호이동 때 최대 91만원의 리베이트가 지급된 갤럭시S4 엘티이-에이도, 기기변경(착한 기변)의 경우 리베이트는 11만원에 불과했다. ‘산토끼’(타사 고객)는 극진하게 대우하면서, ‘집토끼’(자사 고객)는 찬밥 취급하고 있는 셈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해 초부터 기존 가입자 우대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1월31일부터 단말기 사용기간 18개월 이상의 자사 우량 고객에게 신규·번호이동 고객과 동등한 수준의 단말기 할인 혜택(최고 27만원)을 제공하는 ‘착한 기변’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신규·번호이동 중심의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기존 가입 고객의 만족 수준을 높이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에스케이텔레콤의 원가표에 보여진 현실은 그와 정 반대였다.

■ SKT는 삼성과만 친하다? 삼성전자의 인기 스마트폰에는 최대 90만원대 리베이트가 지급됐지만, 다른 제조사 단말기는 그에 못미쳤다. 출고가가 95만4800원인 엘지전자의 ‘G2’는 최대 리베이트(번호이동·7만5000원 이상 요금제)가 61만원이었다. 다만, 출고가가 40만~50만원대인 ‘옵티머스 엘티이2’와 ‘옵티머스 엘티이태그’의 경우는 최대 리베이트가 출고가보다 5만~10만원씩 더 높았다. 출고가가 90만원대인 팬택의 ‘베가 시크릿업’과 ‘시크릿 노트’의 최대 리베이트는 66만~70만원이었다.

이에 반해 제작사가 별도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아이폰5S(출고가 81만4000원~107만8000원)에는 최대 72만원의 리베이트가 지급됐다. 종합해보면, 삼성전자, 애플, 팬택, 엘지전자 단말기 순으로 대우가 좋은 셈이다. 한 영업점 직원은 “리베이트는 통신사와 제조사가 지급하는데, 어느 쪽에서 얼마씩 주는지 그 정확한 비율은 본사만 안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