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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단통법 한달만에 아이폰6 대란…방통위 일단 칼을 뽑았는데…

등록 2014-11-03 20:19

‘아이폰6 보조금 대란’이 일어난 다음날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에 아이폰 판매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아이폰6 보조금 대란’이 일어난 다음날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에 아이폰 판매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아이폰6 합법가격은 50만원 안팎
이통사·판매점 불법지원으로
10만~20만원에 판매 장사진
사흘새 8천여명 번호이동
방통위 즉각 시장조사 들어가
“재발 않도록 모든수단 강구”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 1달 만에 ‘아이폰6 불법 지원금 대란’을 만나면서, 이 법에 새로 도입된 제재 장치들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동통신사와 유통점들이 아이폰6에 불법 지원금을 뿌린 것을 정부 정책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엄중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3일 직원 월례조회에서 지난 주말 일어난 아이폰6 지원금 대란에 대해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엄정하게,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날 즉각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단통법으로 어떻게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고 시장 참여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시금석으로 활용 되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단통법으로 인해 달라진 규제환경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통3사의 설명을 종합하면, 불법 지원금 경쟁은 1일 오후부터 본격화됐다. 이통사들이 단통법에 따라 공시한 아이폰6(16GB)대한 지원금은 17만~19만원이었다. 이와 별도로 이통사들은 고객 유치를 독려하기 위해 대리점, 판매점 등 유통망에 리베이트를 지급한다. 유통점은 리베이트 중 일부를 떼어 공시 지원금의 15% 이내에서 고객에게 추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아이폰6 가입자 1명당 30만~40만원 수준이던 리베이트가 1일 오후부터 경쟁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최대 80만원까지 올랐다. 그러자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이 늘어난 리베이트를 고객들에게 불법 지원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합법적으로는 50만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는 아이폰6가 10만~20만원대에 판매됐다. 이통3사 모두 경쟁적으로 리베이트를 늘렸지만, 최대 수혜자는 엘지유플러스(LGU+)였던 것으로 보인다. 31일부터 2일 사이 번호이동으로 엘지유플러스는 8104명의 가입자가 늘어났다. 반면 에스케이텔레콤(SKT)은 1723명, 케이티(KT)는 6381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아이폰6 대란’이 마치 단통법이 실패한 규제라는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해석하기도 하지만, 이런 지원금 지급은 단통법 시행 이전에도 불법이었다. 기존에도 27만원이 넘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었고, 올해 이통3사가 돌아가며 몇 주씩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도 불법 지원금을 지급했기 때문이었다.

불법 지원금과 관련해 단통법으로 인해 달라진 것은 제재 대상과 수위다. 기존에는 불법 지원금 대란이 발생했을 때 이통사에만 책임을 물을 수 있었는데, 단통법은 이통사뿐만 아니라 대리점, 판매점, 휴대전화 제조사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불법 지원금과 관련해 이통사 또는 휴대전화 제조사는 최대 연간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대리점과 판매점의 경우에도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대규모 유통업자일 경우 최대 5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유통점에 대한 이통사의 관리감독 책임도 강화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이통사 관계자는 “부끄럽지만 새로운 법에도 불구하고 옛날 버릇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기존 관행을 보면 정부가 불법 행위를 조사해서 결론을 내리고 제재를 하기까지 몇 달씩 걸린다. 그 사이에 떨어진 시장 점유율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다보니 불법 지원금 경쟁이 붙으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이번에 정부가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여줘야 단통법이 실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대호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이번 사건으로 단통법이 무력화됐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법 위반 행위가 발생했다고 법이 무용하다면 우리나라 형법은 당장 폐지해야 한다. 법에 규정된 대로 위반 행위를 제재해서 법의 실효성을 높이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과장은 “오늘부터 시장조사를 시작했고 그 결과 확인되는 불법 행위를 종합해서 제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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