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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시끄럽게 떠들며 애니메이션 뚝딱

등록 2015-01-27 20:08

27일 오전 경기 고양 덕이초교에서 열린 ‘나의 꿈을 디자인하는 프로그래밍’ 겨울방학 집중화과정에서 어린이들이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27일 오전 경기 고양 덕이초교에서 열린 ‘나의 꿈을 디자인하는 프로그래밍’ 겨울방학 집중화과정에서 어린이들이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덕이초 SW집중과정 들어가보니…
‘피노키오’의 한 장면 과제
어른들과 달리 10인10색 구현
“사고력·문제해결 능력 키워줘”
대상학교 2배 늘려 160개교로
겨울방학 중인데도 27일 경기 고양시 덕이초등학교의 교실에는 3~5학년 어린이 22명이 모였다. 2명씩 짝을 지어 앉은 책상 위엔 노트북 컴퓨터가 놓였다. 앞뒤로 시끄럽게 떠들며 컴퓨터를 만지는 아이들의 모습은 노는 건지 배우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덕이초등학교는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교육 시범학교에 선정됐다. 이날 등교한 아이들은 지난 학기 방과후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고 19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소프트웨어 교육 집중과정에 자원한 학생들이다.

아이들은 ‘스크래치’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익히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아이티(IT)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매서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이 어린이 교육용으로 제작한 무료 프로그램이다. 게임,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스토리 등을 직접 만들 수 있고, 결과물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세계 어린이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장기열(40) 방과후학교 교사는 “스크래치는 블록쌓기 놀이처럼 쉽게 코딩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업 과제는 동화 피노키오에서 바다에 빠져 고래 뱃속에 갇힌 제페토 할아버지와 피노키오가 만나는 장면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우유곽으로 만든 고래 모형의 입을 열면 컴퓨터와 연결된 센서보드의 빛 센서가 빛을 감지하고, 그러면 컴퓨터 화면이 바닷속 모습에서 고래 뱃속으로 바뀌는 것이다. 똑같이 주어진 과제이지만 아이들의 작품은 저마다 달랐다. 어떤 아이는 ‘고래는 사람을 먹지 않는다’며 고래 대신 상어를 그렸고, 또다른 아이는 ‘이미 소화가 다 됐다’며 제페토 할아버지를 없애기도 했다. 키보드 화살표를 이용해 화면 속 등장인물을 움직일 수 있게 만든 아이도 있었다.

이 학교 연구부장으로 소프트웨어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장준형(44) 교사는 “어른들한테 이런 과제를 주면 10명이 똑같은 결과물을 만들지만, 아이들은 10명이 다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온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수업 시작 전에 아이들이 코딩한 내용 중 잘못된 것같은 부분을 고쳐놨는데, 한 학생이 와서 보고는 잘못된 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어서 일부러 다르게 한 건데 왜 고쳤나고 야단을 쳤다”며 웃었다.

이날 수업을 참관한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은 지난해 미래부가 운영한 소프트웨어 교육 시범학교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학생의 70% 이상이 수업내용에 대해 만족하고 흥미를 느꼈다. 학부모들 또한 소프트웨어 교육이 아이들의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차관은 “우리는 상상력을 혁신으로 바꿔야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고 소프트웨어는 논리력을 기르기 위해, 3차원(3D) 프린팅은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미래부는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수화에 대비해 더 많은 학생이 재미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선도학교와 소프트웨어 창의캠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논리적·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지난해 7월 발표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전략’에 소프트웨어 조기교육을 담았다. 미래부는 지난해 72개 학교에서 시작한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올해 160개교 이상으로 늘리고, 지난해 2차례 실시한 소프트웨어창의캠프는 올해 10차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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