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40돌’ 빌 게이츠, 전직원에 편지
“자연스럽게 소통할 시기 가까와져”
음성인식·실시간 통역 등 발전 주목
“자연스럽게 소통할 시기 가까와져”
음성인식·실시간 통역 등 발전 주목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4일(미국 현지시각)로 창사 40주년을 맞았다.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우리는 컴퓨터가 보고, 움직이고, (사람과) 소통하는 시점에 근접해 있다”며 관계형 컴퓨터를 다가올 미래의 핵심기술로 꼽았다. 개인컴퓨터(PC)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의 산증인으로서 그가 내놓은 미래 전망에 관심이 모인다.
미국 정보기술전문매체 <더버지>는 지난 3일(현지시각) 빌 게이츠가 마흔살 중년을 맞은 이 회사 직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 전문을 공개했다. 게이츠는 “일찍이 폴 알렌(공동창업자)과 나는 모든 가정의 책상 위에 컴퓨터가 놓이리라는 목표를 세웠다”는 회상으로 운을 뗐다. 회사 창립 당시인 1975년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황당한’ 꿈이었지만, 지금은 책상 뿐 아니라 모든 이들의 손 안에 컴퓨터(스마트폰)가 쥐어져 있는 시대를 맞고 있다.
게이츠는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해 훨씬 많이 생각한다”며 “우리는 멀티플랫폼 시대를 살고 있으며, 앞으로 컴퓨터는 더욱 삶의 구석구석 스며들 것이다. 컴퓨터와 로봇이 보고 움직이고, 우리가 자연스럽게 소통할 시기가 가까와졌다”고 적었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컴퓨터는 전례 없이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한 자선사업에 중점을 두던 게이츠는 현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취임 뒤 기술 고문으로서 여전히 회사 일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그는 구체적인 미래 기술로 음성을 알아듣는 인공지능, 실시간 통역, 홀로그램 등을 꼽았다. 음성 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은 지난해 개봉한 미국영화 <그녀(her)>에 잘 묘사되고 있는데, 극중 주인공은 고도의 지능을 갖춘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 10’에 음성비서 소프트웨어 ‘코타나’를 탑재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1년 인수한 세계 최대 인터넷 전화업체 ‘스카이프’는 올해 안에 영어-스페인어를 시작으로 실시간 통역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게이츠는 향후 기술 발전이 “사람의 능력을 더욱 강화”하리라고 전망했지만, 40년 동안 컴퓨터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사회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에 사람이 과도하게 의존하는 문제, 사무영역으로 번지는 기계의 인간 일자리 대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실시간 통역 기술이 발전하면 언어 장벽이 걷히게 되는데, 한일 누리꾼 사이의 논쟁 같은 민족 갈등 문제가 인터넷을 통해 더 격화될 수도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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