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와이파이·블루투스 사용해 보안 취약
해커 쉽게 접근해 도둑 들거나 화재 발생할 수도
해커 쉽게 접근해 도둑 들거나 화재 발생할 수도
엘지유플러스(LGU+)의 가정용 사물인터넷 서비스 ‘아이오티앳홈’ 이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 안의 가스밸브를 잠글 수는 있어도 열 수는 없다. 밸브를 열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없다. 전등과 플러그 등만 켰다 껐다 할 수 있다. 추가로 제공될 도어록도 잠글 수만 있을 뿐 열 수는 없게 할 예정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 역시 “스마트홈 서비스 대상 기기 가운데 도어록과 가스밸브는 잠그는 것만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혹시 모를 ‘사고 발생’에 대비하는 것이다. 가정용 사물인터넷은 대부분 집 안의 무선랜(와이파이) 등을 네트워크로 사용해 보안에 취약하다. 무선랜은 개방된 통신망이라 해커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해커가 무선랜을 해킹해 인터넷공유기 등의 관리 권한을 획득한 뒤 도어록이나 가스밸브의 원격제어 신호를 낚아채 조작하는 게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현실화하면 집에 도둑이 들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일 수도 있다.
이미 최첨단 자동차로 꼽히는 무인자동차(커넥티드 카), 스마트 냉장고, 디지털 교통표지판 등이 해킹에 뚫려 엉뚱하게 동작하거나 도난을 당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사물인터넷의 보안을 지금처럼 취약한 상태로 방치한다면 2020년쯤에는 사물인터넷 해킹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한 해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보안이 담보되지 않은 사물인터넷은 재앙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가정용 사물인터넷은 해킹을 당하면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가정용 사물인터넷 서비스에는 통신사, 가전업체, 사물인터넷 플랫폼 사업자, 앱 개발업체 등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데, 이 점이 보안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비용이 드는 보안 부분을 서로에게 미루면서 사각지대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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