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블랙. 사진 카카오 제공
벤츠 등 고급 차량에 전문교육 받은 기사 배치
카카오, 이달부터 서울에서 100여대 시범 운행
카카오, 이달부터 서울에서 100여대 시범 운행
택시 기사와 승객을 이어주는 무료 모바일 서비스 ‘카카오 택시’의 첫 수익 모델인 ‘카카오 택시 블랙’이 20일 공개됐다. 카카오는 20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프레스톡’ 행사를 열어 벤츠 등 3000㏄급 차종, 전문 기사, 중형 택시의 2.5배 수준인 요금 등이 특징인 고급 택시 서비스를 빠르면 이번 달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위치 정보를 넣고 ‘호출하기’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인근의 택시 기사와 연결되는 편리함 덕분에 출시 200일 만에 누적 호출 수 3000만건을 돌파한 카카오택시의 장점에 고급 서비스를 더한 개념이다. 외부에 택시 표시가 전혀 없는 벤츠 이(E)클래스 등 3000㏄급 고급 차량에 전문 교육을 수료한 운전기사가 배치된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서울 지역에서만 100여대가 운행되지만 이후 수요에 발맞춰 차량 수와 운행 지역을 늘려갈 계획이다.
고급택시 서비스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배기량 2800㏄가 넘는 차량에 한해 요금 미터기나 차량 외부의 택시 표시 등이 없어도 호출제로 택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차량 공유 기업인 ‘우버’는 규제 문제로 국내에 발붙이지 못했으나 고급 차량을 활용한 ‘우버 블랙’은 영업을 할 수 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시의 인가만을 남겨놓고 있어 빠르면 이번 달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운전기사와 승객 모두에게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아 그동안 전혀 수익을 내지 못했던 카카오택시와 달리 카카오택시 블랙은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낼 기반을 마련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이 소속된 운송사가 승객이 낸 요금을 받아서 플랫폼을 제공한 카카오와 기사 관리를 담당하는 하이엔에 수수료를 떼어주는 구조다. 카카오는 수수료 비율을 밝히지 않았다.
기본요금이 8000원인데다 요금이 일반 중형 택시의 2.5배, 모범택시의 1.5배 수준으로 비싸지만 카카오는 기업 고객 시장 등에서 기존 택시 수요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미국 뉴욕이나 중국 베이징에서는 이미 전체 택시 시장의 30%가 고급 택시 수요”라며 “비즈니스 의전, 출퇴근, 아이의 어린이집·학원 등하교까지 다양한 목적의 승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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