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시장점유율 45%…2%p↓
11년만에 월간 최대 하락폭
5월께 크롬에 추월당할 수도
11년만에 월간 최대 하락폭
5월께 크롬에 추월당할 수도
15년 넘게 굳건하게 유지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세계 웹브라우저 1위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가파른 하향세로 오는 5월이면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왕좌를 구글의 ‘크롬’에 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보기술(IT) 조사업체 넷어플리케이션스는 2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2월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44.8%로 전월 46.9%에 비해 2.1%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웹브라우저란 인터넷을 서핑할 때 쓰는 프로그램을 일컫는 말이지만, 국내에선 마이크로스프트의 익스플로러가 워낙 보편적으로 쓰이면서 웹브라우저의 대명사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운영체제 윈도10을 선보이면서 차세대 웹브라우저로 ‘엣지’를 출시해 현재 익스플로러와 함께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는 둘의 점유율을 합친 수치다.
2월의 점유율 하락폭인 2.1%포인트의 의미는 크다. 넷어플리케이션스 조사를 보면 이는 지난 11년 사이 월간 점유율 하락폭으론 가장 큰 수치다.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지난 1년 사이 쉬지 않고 떨어져서 지난해 2월 57.4%에서 지난달 44.8%로 12.6%포인트나 주저앉았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5월께 현재 2위인 크롬이 익스플로러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크롬은 익스플로러와 엣지가 주춤한 사이 2월 한달간 1.5%포인트, 1년 사이에는 11.9%포인트나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첫선을 보인 익스플로러는 운영체제 윈도의 기본 탑재 프로그램이라는 강점에 힘입어 2000년대 초반 90%를 넘는 세계 점유율에 도달한 뒤 지금껏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국내에선 익스플로러가 여전히 압도적인 1위지만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넷어플리케이션스 조사를 보면 한국의 지난 2월 익스플로러(엣지 포함) 점유율은 77.9%로 1년 전에 비해 4.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위 크롬은 10.7%에서 16.3%로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시장 변화의 이유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충수가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윈도7 등에서 가장 널리 쓰이던 익스플로러8을 비롯해 웹브라우저 옛 버전에 대한 업데이트 지원을 2016년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직전에 출시한 새 운영체제인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미국 전문매체 <컴퓨터월드>는 “이를 계기로 사용자들은 의무처럼 쓰던 익스플로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경쟁자 크롬으로 갈아타게 되었다”고 짚었다. 크롬은 무료 배포 웹브라우저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