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차세대 주력폰 갤럭시S7과 S7엣지가 4일부터 국내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호평을 받은 엘지전자의 G5도 이달 중 출시가 예상된다. 여기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중국 샤오미의 미5(Mi5)까지 가세해 한국 소비자들을 유혹할 터라 3월 스마트폰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년 동안 폰을 쓴 뒤 돌려주면 다음 모델을 주는 ‘갤럭시 클럽’이란 새로운 판매방식을 이번에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텔레콤(SKT),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U+) 등 이동통신 3사는 4일부터 갤럭시S7과 엣지의 예약판매에 돌입한다고 3일 밝혔다. 전국 삼성 매장과 온라인 매장, 이통사의 공식인증 대리점과 온라인 매장 등에서 예약구매를 할 수 있다. 예약 고객은 18일까지 개통한 뒤 20일까지 삼성전자 누리집(samsung.com/sec/galaxys7)에 등록하면 가상현실 체험 헤드셋 ‘기어 브이아르(VR)’ 또는 ‘무선 충전 배터리팩’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S7의 출고가는 80만원 초반, S7엣지는 90만원 초반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통신사 보조금을 뺀 가격이 실제 구입가격이 되는데 보조금은 지난해 갤럭시S6 출시 때와 비슷할 전망이다. 당시 보조금은 가입하는 이동통신 상품에 따라 4만~21만원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쓰던 폰을 가져오면 새 폰을 돌려주는 ‘갤럭시 클럽’이라는 새 프로그램도 도입할 계획이다. 갤럭시S7 고객이 이를 1년 동안 쓰다가 내년에 갤럭시S8이 새로 나올 경우 쓰던 폰을 가져가면 새 폰으로 바꿔주는 식이다. 애플은 지난해 이와 유사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국내 한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사들 역시 비슷한 프로그램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우회 보조금이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판단으로 중지한 사례가 있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성장이 정체되고 경쟁이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집토끼’를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
엘지전자가 삼성과 같은 날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한 플래그십(주력) 스마트폰 G5도 이르면 이달 말 국내 출시된다. 탈착식 배터리에 다양한 부분품과 결합하는 방식 덕에 호평을 받았는데 가격이 판매 실적의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80만원 초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샤오미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며 공개한 미5를 이달 중 내놓는다. 갤럭시S7이나 G5와 같은 최신 프로세서(스냅드래곤820)을 쓰고 비슷한 화질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50만원대라는 점이 매력이다. 국내 정식 출시는 미지수이지만,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공기계를 들여와 개통할 수 있고 이를 대행하는 소규모 판매점들도 국내에 이미 많기 때문에 제법 반향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한편, 애플은 오는 22일 새 아이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이 아닌 보급형 모델이 될 전망이라 갤럭시S7 등과 체급이 다르고, 공개 뒤 국내 출시까진 보통 몇 개월이 걸리지만 삼성과 엘지의 세계 시장 성적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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