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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갈라섰으니 돈 내시지”…NHN엔터발 ‘특허전쟁’

등록 2016-03-27 20:48수정 2016-03-28 09:35

SNS 3곳 ‘친구API’ 특허침해 주장
1차 표적 카카오에 “소송” 경고장
김범수 ‘친정집’에 뒷덜미 잡힌 격
네이버 자회사 ‘라인’에도 포문
라인은 ‘한솥밥 기술’에 돈낼 판
“페북에게도 정당한 권리 찾을것”
국내 대형 게임업체이자 상장회사인 엔에이치엔(NHN)엔터테인먼트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에 ‘특허침해 경고장’을 보낸 데 이어 미국의 페이스북과 일본의 라인에도 특허침해 의혹을 제기했다. 세계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3곳을 상대로 ‘특허 전쟁’을 선포한 셈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업체는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의 특허관리 전문 자회사인 케이(K)-이노베이션은 지난 24일 제주도의 카카오 본사로 특허침해 경고장을 발송했다. 이 업체는 “카카오 게임 서비스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인 ‘친구에이피아이(API)’ 특허를 침해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친구에이피아이는 메신저 친구 가운데 특정 게임을 설치한 친구 명단 및 본인의 게임 순위를 알려주는 기술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가 특허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적절한 배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이노베이션은 “이 특허는 미국과 일본에도 등록돼 있고, 페이스북과 라인 역시 이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곧 이들 업체에도 특허침해 경고장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먼저 카카오를 상대로 특허 수익화를 진행한 뒤, 이를 근거로 페이스북과 라인을 상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들 업체가 그동안 게임으로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1%만 꼽아도 수천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쪽은 27일 “아직 내용증명을 받지 못했다. 내용을 파악한 뒤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1월 특허 수익화를 목적으로 케이-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 2013년 8월 엔에이치엔(NHN)의 게임사업부문이 분리돼 별도 회사로 만들어진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글로벌 특허는 모두 771건으로, 국내 게임업체 중 가장 많다. 글로벌 게임업체 중에서도 코나미·남코·세가·스퀘어에닉스에 이어 5위다. 이미 지난해 게임 특허 가운데 하나를 매각해 50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의 한 팀장은 “네이버에서 분리돼 별도 회사로 설립된 뒤, 가지고 나온 특허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특허 수익화 사업에 눈을 떴다”며 “특허를 필요로 하는 곳과는 매각이나 사용료 협상을 하고, 특허침해 의혹이 있는 업체를 상대로는 적정한 배상을 받아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는 5월에는 일본, 9월에는 미국에 각각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도 세웠다고 그는 덧붙였다.

 케이-이노베이션 고형석 아이피(IP)사업담당 이사는 “그동안 한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특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로열티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되레 글로벌 업체들의 특허 소송에 시달리기까지 했다”며 “이제라도 특허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기술 업계에선 카카오와 라인이 특허침해 의혹을 받은 게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글로벌 메신저 업체인 라인은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다. 네이버 쪽에서 보면,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와 갈라서기 전 자신이 개발한 기술 특허로 공격을 받게 된 모양새다. 이준호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갈라설 때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각각 상대 회사 지분을 4% 정도씩 소유했는데, 이후 서로 지분을 조금씩 줄이면서 지난달 ‘우호 지분 관계’도 정리됐다.

 또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쪽에서 보면, 자신이 창업한 한게임을 모태로 설립된 회사에 특허침해 뒷덜미를 잡히게 된 꼴이다.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엔에이치엔 게임사업부문은 한게임이 네이버와 합병돼 만들어졌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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