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가상 비서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트’와 가상현실(VR) 플랫폼인 ‘데이드림’ 등 새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구글 제공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기술 공개
음성인식해 생활 속 도우미 구실
‘구글 홈’ 일정관리·예약·가전 제어
모바일 가상현실 플랫폼도 선보여
음성인식해 생활 속 도우미 구실
‘구글 홈’ 일정관리·예약·가전 제어
모바일 가상현실 플랫폼도 선보여
“이봐 구글, 영화 <레버넌트>를 누가 만들었지?”(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입니다, 주인님”(구글 어시스트)
“금요일 저녁에 뭐하고 놀면 좋을까?”
“간단히 저녁 드시고 영화 어떠세요? 볼 만한 영화 추천해드릴까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회의 2016’ 기조연설 중 ‘구글 어시스트’ 기술을 시연한 모습이다. 구글 어시스트는 구글이 야심차게 준비한 ‘가상 비서’ 플랫폼이다. 주인의 질문에 상냥하면서 똑 부러지게 대답하고 관련 영상과 사진 등을 보여준다. 피차이는 “이전의 가상 비서 서비스 ‘구글 나우’와 비교하면,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성능과 기능을 크게 진화시켰다”며 “생활 속 도우미 구실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해마다 이맘때 개발자회의를 열어 새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한다. 전 세계 인터넷 사업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물론이고 인터넷 기기 제조사들과 정부 정책 담당자들까지 구글이 어떤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일지 주목하는데, 올해는 가상 비서 플랫폼을 내놨다. 피차이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덕분에 구글 검색 서비스가 지카바이러스 정보는 물론이고 비행기 출발 지연 시간까지 알려줄 정도로 진화했다”며 “특히 자연어처리·음성인식·자동번역 등의 기술이 두드러진 발전을 보이면서 가상 비서 플랫폼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발자회의엔 7천여명이 참석했다. 구글은 “앞으로 스타트업 등을 통해 구글 어시스트 기반의 응용서비스들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라며 ‘구글 홈’을 예로 들었다. 구글 홈은 음성을 인식해 인터넷 검색, 가정용 사물인터넷 기기 제어, 일정 관리, 예약 등을 똑소리 나게 해주는 서비스로, 등잔 모양의 기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이 구글, ‘임을 위한 행진곡’ 누가 만든 거야?” 내지 “오늘 저녁 부산 가는 기차표 좀 예매해줘”라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모바일 메시징 앱 ‘알로’과 모바일 영상통화 앱 ‘듀오’도 공개했다. 알로는 대화 맥락과 상황에 맞게 반응하는 능력을 지녀, 나와 친구의 대화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답을 제시한다. 문자와 사진까지 인식한다. 머신러닝 기술이 접목돼, 쓰면 쓸수록 이용자 취향과 반응에 대한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에릭 케이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는 “알로를 이용하면 앳구글(@google)이란 대화명을 가진 구글의 인공지능 가상 로봇을 호출해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고 말했다.
‘듀오’는 모바일 인터넷 속도가 느린 상태에서도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한다. 걸려온 영상전화를 받기 전 발신자 모습 영상을 잠깐 보여주는 ‘똑똑’ 기능도 갖췄다. 구글은 “알로와 듀오 모두 전화번호 기반이라 접목시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빠르면 여름쯤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모바일 가상현실(VR)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새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엔(N)’ 기반의 모바일 가상현실 플랫폼 ‘데이드림’을 발표하며 “제조사들이 참고할 수 있게 ‘레퍼런스 가상현실기기’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발표할 때도 ‘넥서스’를 내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참조할 수 있게 했다. 구글은 유튜브와 구글포토 등 기존 앱들의 가상현실 버전도 개발하기로 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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