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다날쏘시오 대표가 지난 12일 경기도 분당 사무실에서 공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날쏘시오 제공
“주말에 한강에서 가족과 요트를 타며 고기를 구워먹고, 부모님 은혼식 때 고급 벤츠를 태워드리는 거 생각해보셨어요? 다날쏘시오를 이용하면 누구나 가능해요.”
이상무(47) 다날쏘시오 대표는 ‘공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경제적인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능해지는 것”을 꼽았다. 구매하지 않고도 누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활 속 특별한 날을 정말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행정고시(40회)를 거쳐 옛 정보통신부에서 팀장으로 일하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한국지사 대표를 거쳐 최근 다날쏘시오 대표로 영입됐다.
다날쏘시오는 전자결제와 모바일 콘텐츠 사업을 하는 다날이 공유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설립한 공유 플랫폼 전문업체다. 지난 4월 ‘쏘시오’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6월 말 현재 380여개 업체의 1200여가지 상품이 올라와 있고, 한번 이상 이용해본 회원이 7만명이 넘는다.
이 대표는 “경제학에선 구매를 수요로 보는데, 여기 와서 보니 공유 시대에는 맞지 않다. 그런 생각을 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했다. 구매하지 않고 접속하거나 공유를 통해 이용하는 것도 수요로 잡을 수 있어야 새로운 시장을 열고,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요트, 고급 승용차, 고급 핸드백도 공유하면 이용층이 평범한 직장인까지 확대되고, 그만큼 시장이 커진다는 논리다.
그는 “공유는 ‘렌탈’이 아닌 ‘셰어’”라고 강조했다. 렌탈은 단품을 빌리는 것인데 비해, 셰어는 제품과 서비스의 공유를 통해 일상의 스토리와 즐거움까지 나누는 게 다르다고 했다. 이에 기업이나 제품·서비스 단위뿐만 아니라 마을·아파트 단위의 공유 서비스 모델도 만들고 있단다. “갑자기 애 봐줄 사람이 필요해지면 마을·아파트 단위 쏘시오에 접속해 ‘오늘 애 봐 주실 분 찾습니다. 시간당 1만원씩 드리겠습니다’라고 올리면, 주민 가운데 형편이 되는 분이 응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집들이를 해야 하는데 그릇이나 음식 장만 도움이 필요할 때에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나 건설업체 등과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며 “건설업체는 쏘시오를 주민 전용 모바일 앱으로 꾸며 아파트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날쏘시오는 체험 마케팅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도 주요 사업모델로 꼽는다.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공유 방식으로 돌려쓰도록 해서 성능을 체험한 뒤 실구매로 연결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뛰어난 제품을 만들고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체험 마케팅의 장을 열어줄 수 있다. 이미 엘지전자와 위닉스가 각각 ‘G5’ 스마트폰과 제습기 판매에서 이 방식을 활용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참여자들의 구매 전환 비율은 G5는 10.6%, 제습기는 13%에 달했다.
그는 공유 서비스 이용자들의 제품 이용 후기를 컨슈머리포트로 만들어 공유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배틀 형식이다. 경쟁 관계의 제품을 선정해 회원들이 실생활에서 직접 써보며 평가하게 하는 것이다. 평가 결과는 스코어보드 형태나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해 구매 때 참고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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