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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카카오헤어샵이 TV광고 시작하면 우린 죽습니다”

등록 2016-07-27 15:46수정 2016-07-28 09:08

스타트업 헤이뷰티 임수진 대표
마흔살 늦은 나이에 스타트업 도전
카카오헤어샵 출시 ‘날벼락’에 위기
네이버 ‘플레이스 검색’ 제휴로 생존 모색
헤이뷰티 창업 멤버들이 지난해 12월 서비스 출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운데가 임수진 대표. 헤이뷰티 제공
헤이뷰티 창업 멤버들이 지난해 12월 서비스 출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운데가 임수진 대표. 헤이뷰티 제공
“카카오가 카카오헤어샵 광고에 나서거나 네일샵·피부미용실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순간 우린 죽어요. 그러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헤이뷰티의 임수진(41) 대표는 “카카오헤어샵이 광고를 시작하지 않기를 매일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톡이란 배경을 가진 카카오헤어샵이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텔레비전 광고까지 하면 동종 업체들은 존재감이 사라져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인터파크, 다음(쇼핑몰 기획과 아바타몰 실장), 멜론(기획총괄),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검색기획팀장), 넥슨(웹·모바일플랫폼팀장)을 거쳐 스타트업 투자회사 더벤처스로 옮겨 지난해 사내벤처 형태로 헤이뷰티를 창업했다.

헤이뷰티는 지난해 12월 모바일 앱으로 헤어샵·네일샵·피부관리실과 이용자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6월 말 현재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미용실 217곳을 유치했고, 전화번호 등록에 동의한 이용자만도 3만3천여명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아 독립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카카오가 카카오헤어샵을 내놔, 헤이뷰티는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미용실 검색·예약 서비스 스타트업 ‘하시스’를 기반으로 카카오헤어샵을 출시했다. 임 대표는 “헤이뷰티를 비롯한 동종 업체들은 카카오헤어샵의 적수가 될 수 없다. 카카오가 카카오헤어샵 출시 계획을 밝힌 뒤부터는 벤처캐피털 사람들과 약속을 잡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리모택시 잔혹사 얘기를 들으면서도 설마 했는데 진짜였다”고 말했다. 리모택시는 카카오의 ‘카카오택시’ 출시 뒤 예정됐던 투자까지 끊기면서 고사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헤이뷰티는 서비스 내용과 방식이 카카오헤어샵과 달라 아직은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 말고는 큰 타격은 받지 않고 있다. 헤이뷰티는 이용자들로 하여금 빈 시간에 이용 가능한 미용실·네일숍·피부관리실을 검색해 예약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카카오헤어샵은 자신의 헤어 스타일에 맞을 것 같은 미용실이나 헤어디자이너를 검색한 뒤 이용 가능한 시간에 맞춰 예약하는 구조다. 헤이뷰티는 주택가 쪽에 숨겨진 ‘고수’ 미용실을 발굴해 가까운 오피스텔에 근무하는 20~30대 직장인들과 연결해주는 데 무게를 두고 있고, 카카오헤어샵은 유명 헤어샵 프랜차이즈점이나 유명 디자이너가 우선이 되고 있다.

임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 도심은 사무실 밀집 지역 가까이에 주택가가 있는 곳이 많다. 주택가 미용실은 오후 6시 이후에 한가한 데 비해, 오피스 밀집 지역 쪽은 그 시간대에 붐빈다. 헤이뷰티는 직장인들을 오후 6시 이후 가까운 주택가 미용실로 유도해, 이용자들과 미용실 쪽에서 모두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 골목 미용실을 활성화하는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헤이뷰티는 네이버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카카오헤어샵 출시로 어려움을 겪던 투자 유치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헤이뷰티는 네이버 모바일 지역 검색(플레이스 검색) 파트너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카카오의 오투오(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에 맞서 플레이스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임 대표는 “네이버와 협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벤처캐피털 사람들과 약속이 다시 잡히기 시작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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