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케이티(KT)가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연 ‘기가 콜라보 페스티벌’ 모습. 케이티 제공
“많이 준비하고 많이 좋아졌는데 보여줄 방법이 없으니….”
통신업계의 ‘맏이’ 케이티(KT)가 5~7일 전국에서 피서객들로 가장 붐비는 부산 해운대에서 ‘기가(GiGA) 콜라보 페스티벌’을 열었다. 백사장에 특설무대를 만들어 12개국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 국제 드론 레이싱대회 ‘기가 드론 레이싱 월드 마스터즈’를 열고, 피시방 점유율 1위 1인칭총싸움(FPS) ‘오버워치’ 챔피언 리그전 ‘기가 레전드 매치’도 진행했다. 가상현실(VR) 롤러코스터나 사물인터넷(IoT) 헬스 서비스를 체험하는 시설도 운영했다.
드론·온라인게임·가상현실은 모두 케이티의 사업 영역이 아니다. 그런데도 적잖은 비용을 들여 이런 행사를 연 것은 황창규 회장 취임 뒤 공을 들이는 ‘기가인터넷’과 ‘5세대 이동통신’의 빠른 속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자는 취지에서다. 케이티 이선영 과장은 “통신망 품질이 좋을수록 온라인게임과 가상현실 콘텐츠는 실감이 더한다. 드론이 윙윙 소리를 내며 시속 150㎞로 나는 모습을 통해 기가인터넷의 빠른 속도감을 시각적으로 느끼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티는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3월 국내 최초의 드론 레이싱팀 ‘기가파이브’를 창단하기도 했다.
케이티는 황 회장 취임 뒤 경영 방침을 ‘본업에 충실해 100년 역사의 통신 명가로 재탄생하자’로 정했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이명박 정부 ‘낙하산’ 및 회장 개인의 ‘보은’ 차원 등으로 대거 영입한 ‘올레 케이티’들을 내보내며 ‘원래 케이티’들을 다시 불러들였고, 문어발처럼 벌여놓은 사업도 통신과 관련 없는 것들은 모조리 매각하거나 접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또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때 엘티이(LTE)의 뒤를 이을 5세대 이동통신 시범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하겠다고 선포했다.
7일 국제 드론 레이싱 대회 참가 선수들이 이동수 케이티 마케팅부문 전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케이티 제공
문제는 통신의 특성상 열심히 준비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방법이 마땅찮다는 점이다. 앞서 가정용 초고속인터넷 상용화 때는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런 고민을 해결해줬다. 3세대 이동통신은 영상통화, 엘티이는 스마트폰 대중화와 유튜브 같은 동영상 서비스 등장이 통신 속도 발전의 효용성을 보여줬다.
케이티는 통신 품질의 중요성을 보여주려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중계 방송망도 전부 해저케이블로 구성했다. 위성은 기상 상황에 따라 화면이 끊기거나 찌그러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지연시간도 긴 데 비해, 해저케이블은 고화질 중계도 지연 시간이 0.2초에 불과하고 화면 깨짐 현상도 거의 없다.
케이티 이동수 전무는 “젊은 세대가 기술에 흥미를 느끼고 나아가 기술의 팬이 될 수 있게 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런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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