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
갤럭시노트7 퇴출·쏘나타 엔진 결함
“공룡 같은 조직의 탑다운 문화 때문”
“지배구조 개선으로 경영 문화 바꿔야”
갤럭시노트7 퇴출·쏘나타 엔진 결함
“공룡 같은 조직의 탑다운 문화 때문”
“지배구조 개선으로 경영 문화 바꿔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실패를 보면서,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과 수평적 문화를 정착시킬 ‘경제민주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13일 아침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벌의 황제 경영으로 인한 탑다운 문화가 “엘지의 스마트폰 실패, 삼성의 갤럭시노트7 퇴출, 현대의 소나타 엔진결함 은폐 등의 현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재벌 주도의 황제 경영의 폐해가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는 게 개탄스럽다고 했다.
갤럭시노트7의 이상연소 현상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부에서는 삼성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갤럭시노트7 문제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을 요청한 두 명의 전 삼성 직원은 자신들의 직장이 제품의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윗선으로부터 지시가 내려오는 탑-다운 접근이 이뤄지는 군사주의적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정된 시간 안에 신제품을 내놓고, 애플 아이폰을 이겨야 한다는 강압적인 조직 분위기가 갤럭시노트7의 결함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독일 자동차 브랜드인 폴크스바겐 역시 자동차에 디젤엔진 배기가스 테스트를 속이는 소프트웨어를 심어놓은 것도 강압적인 조직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미국의 높은 환경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진의 독촉이 소비자를 속이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갔다는 것이다. 한때 세계 자동차 시장 1위를 노리던 폴크스바겐은 대규모 차량 리콜과 함께 수조원의 배상금, 추락한 신뢰도로 인해 고전중이다.
김종인 전 대표는 “갤럭시 공화국”인 한국경제의 성쇠를 좌우하는 열쇠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환경 개선을 꼽았다. 적은 지분과 확인되지 않은 리더십으로 대그룹을 이끄는 재벌 총수일가의 유일한 버팀목은 ‘까라면 까라’는 강압적인 조직 문화다. 김종인 전 대표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경제 전반에 뿌리내리고 우리나라 전체의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더이상의 성장은 요원하다는 것을 느낄 상황들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김종인 전 대표의 페이스북 글 전문>
삼성 갤럭시노트7의 실패가 국가경제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작금의 상황을 보며 우리경제의 체질개선과 수평적 문화를 정착시킬 '경제민주화'가 시급함을 절감합니다.
우리나라 삼십대 상장기업 순이익의 80%를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그 중 50%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 중의 반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것이 절대위기에 취약한 우리 경제구조의 단면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갤럭시 공화국인 것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특징은 변화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이고 그 파급효과가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합니다. 이런 시대에는 공룡과 같은 조직문화는 발빠른 대응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굴지의 대기업은 이미 몇대에 걸친 황제 경영으로 탑다운의 조직문화에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이는 깃발을 들면 무조건 히트를 쳐야한다는 강박증에 작은 실패들은 눈감기 일쑤인 문화가 되게 하였습니다. 아니 오히려 작은 실패라도 드러나면 단기적 성과에 목매는 임원들과 그 라인들의 승진가도는 나락으로 떨어지기에 실패란 용납될 수 없는 것이 대기업의 주류문화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공룡같은 조직에서는 탑다운의 신속한 지침이 있을 뿐, 아래로부터 창출되는 창의성 및 혁신은 층층시하를 거치면서 묻히기 일쑤입니다.
이것이 요새 엘지의 스마트폰 실패, 삼성의 갤럭시노트7 퇴출, 현대의 소나타 엔진결함 은폐 등의 현상으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개탄스러운 것은 재벌 주도 황제경영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것입니다.
'경제민주화'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기업환경 개선으로 국가경제의 성쇠를 좌우하는 열쇠입니다. 수평적 조직문화가 경제 전반에 뿌리내리고 우리나라 전체의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더이상의 성장은 요원하다는 것을 느낄 상황들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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