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전’에 설치된 삼성전자 아틱 전시관.
스마트 라이프 대 초프리미엄 가전의 대결.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 산맥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26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 전자전(KES 2016)’에서 자존심 대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생활 속 혁신 제품을 소개하는 ‘스마트 라이프’를 들고 나왔고, 엘지전자는 명품 가전제품을 대거 소개하는 ‘초프리미엄 가전’ 카드를 들고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물인터넷(IOT) 기기 개발 플랫폼인 ‘아틱(ARTIK)’ 의 신제품 ‘아틱0’과 ‘아틱7’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사물인터넷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물인터넷은 사람과 사물, 프로세스 등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자유로이 주고 받는 것을 말한다. 아틱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사물인터넷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이미 가전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스마트 라이프 제품으로 내세운다. 이 냉장고는 한 면이 스마트폰 화면처럼 디스플레이로 구성되는데, 인터넷이 연결된 이 화면을 통해 냉장고의 상태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과 소통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기술이 좀더 발전되면 냉장고가 부족한 식품을 인식해 온라인쇼핑몰에 자동으로 주문하는 시스템까지 갖추게 된다.
생활 속 가전기기를 혁신하는 ‘스마트 라이프’는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와도 맞닿아 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혁신 제품은 보다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스마트 라이프’는 가전과 반도체 양쪽의 핵심 키워드인 셈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도영수 전무는 “아틱 플랫폼을 통해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제품을 보다 빠르게 시장에 선보이고, 다양한 기기 간의 연결을 통해 혁신적인 사용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26일 ‘한국전자전’의 LG전자 부스에서 홍보도우미가 시그니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엘지 시그니처’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전시관 전면에 배치했다. 올레드 텔레비전·세탁기·냉장고·공기청정기 등 시그니처 전 제품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게 해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초프리미엄 가전을 통해 가전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뿐만 아니라, 다른 엘지 제품의 브랜드 가치도 높이는 낙수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지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실적이 휴대전화 사업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이밖에 엘지전자는 전기차 사업 역량을 강화 의지도 내비쳤다. 이우종 VC사업본부장(사장)은 한국전자전 기조연설 발표자로 나서 “지엠(GM)과 엘지전자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실행해 전기차 볼트EV를 만들어냈다”고 소개했다. 이 사장은 기존 자동차산업이 자동차 회사가 부품업체를 경쟁시켜 끌고가는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자동차 회사와 부품업체가 함께 기획·개발하고 원가까지 고민하는 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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