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학급 엄마들이 정보 교환을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선생님의 안 좋은 이야기가 올라와 엄마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까요?
A. 새 학년이 시작되면 학부모님들은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아이가 어떤 친구들과 한 해를 보낼까, 교실은 어떻게 생겼을까 등 다양한 게 궁금합니다. 소셜미디어가 발전하면서 학부모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로로 축적된 학교나 담임 교사의 정보를 온라인에서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학교 행사에 참석하기 어려운 학부모에게도 자녀의 학교생활을 알 수 있는 통로입니다.
처음엔 다양한 정보를 나누며 좋은 취지로 운영되던 온라인 커뮤니티는 자칫 관리가 소홀해지면 커다란 문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개인의 사적인 행동이나 감정을 공공연히 올릴 경우 피해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학급 카페나 밴드, 채팅방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면 사적인 공간이라 오해를 사기도 쉽습니다. 2인 이상의 사람이 모이게 되는 곳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떠나서 공공의 장소의 성격을 띱니다. 공적인 장소에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게 되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기 쉽습니다.
또한 오프라인상에서의 대화는 다양한 맥락 안에서 언어적, 비언어적인 모든 요소를 동원해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적지만 온라인에서는 문자에 의존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오해가 생길 가능성도 많습니다. 누군가가 공개된 내용을 캡처해서 공유한다면 갈등은 손쓰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번질 것입니다. 담임 교사가 있지 않은 공간에서 여러 의견이 오가면서 오해는 깊어지고 불신이 점점 쌓여갈 수 있습니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파만파 커진 오해와 루머는 감정적 소모로 연결되며 문제의 해결보다는 다른 갈등의 요인으로 번지게 됩니다.
아마도 이러한 상황이 결국에는 담임에게 전달될 것이며 오해와 불신들은 담임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의 사이를 멀어지게 할 것입니다. 이러한 피해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학급의 어머니들께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커뮤니티뿐 아니라 담임 선생님이 직접 운영하는 학급의 공개 커뮤니티에서는 공공의 정보를 올리고 객관적 사실, 학교 일정이나 알림 내용 정도만 공유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또한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직접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일의 정황이나 전반적인 내용을 들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김형태 깨끗한미디어를위한교사운동 정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