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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네이버가 서울모터쇼에 끼어든 이유는?

등록 2017-03-30 17:48수정 2017-03-30 20:25

자동차의 스마트 기기로의 변화
IT 기업에 기회이자 위협인 상황
‘100년 기업 모인’ 모터쇼서 도전장
“3차원정밀지도 등 데이터로 승부”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네이버 제공
현대·기아·BMW·GM·포르쉐·벤츠·네이버…. 서울모터쇼에 참가하는 업체 이름을 읽다보면 눈에 걸리는 곳이 있다. 네이버다. 자동차를 만들지도 않는 네이버가 왜 자동차로 가득찬 서울모터쇼를 찾았을까.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는 30일 서울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연단에 올라 “자동차 산업은 서비스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메르세데스-벤츠, 르노삼성, GM 부스에 포위된 전시관 중앙에 자리잡은 네이버 부스에서 송창현 대표는 “5년에서 10년 이내에 산업이 바뀔 것이며 자동차제조사들도 시프트(이동)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다”고 일갈했다. 네이버는 올해 처음으로 서울모터쇼에 부스를 차렸다.

자동차 산업이 서비스 산업으로 바뀌는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의 등장과 운전자가 없어도 알아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의 발전은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개념에서 자동차로부터 서비스를 받는다는 개념으로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의 소유 뿐만 아니라 쓰임새도 바꾸고 있다. 자동차가 운전대를 잡고 이동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동차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스마트기기가 되는 것이다.

네이버의 3차원정밀제작용 로봇 M1
네이버의 3차원정밀제작용 로봇 M1
네이버에겐 기회이자 위협적인 상황이다. 사람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기기는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었고 그다음은 스마트카가 될 것으로 정보통신업계는 예상한다. 자동차 대시보드의 화면이 스마트폰처럼 바뀐다면 사람들은 더이상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네이버 지도’나 ‘네이버 내비’를 작동시켜 대시보드 위에 놓지 않을 것이다. 컴퓨터 포털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 네이버로서는 다음 성장동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큰 셈이다. 송창현 대표도 “피시(PC)와 모바일을 벗어나 다양한 디바이스가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위협적인 상황에도 네이버의 자동차로의 진군은 사실 뒤늦은 감이 있다. 이미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업들은 자동차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내달리고 있다. 구글은 오랫동안 비밀리에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하다 자율주행차 사업 부문을 떼내 ‘웨이모’라는 회사를 분사시키는 수준까지 나아갔다. 애플과 우버도 자율주행차 연구를 통해 꽤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상태다. 중국의 텐센트도 최근 2조원을 들여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지분 5%를 인수했다.

네이버랩스의 송창현 대표
네이버랩스의 송창현 대표
송창현 대표의 발표를 보면 네이버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자율주행차 기술과 3차원(3D)정밀지도제작 기술,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공개했다.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임시주행허가를 받은 차량이 이미 길을 달리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한 경험과 데이터를 쌓는 것이 필수적이다. 물론 네이버가 차를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 송창현 대표는 “자율주행차 연구는 사업과 서비스를 위해 시작한 연구가 아니다. 목적은 미래 이동성 교통시스템 개선, 도로 환경의 실시간 정보화다”고 말했다. 시스템의 개선과 실시간 정보화는 네이버가 그동안 포털을 운영하며 출적한 데이터와 머신러닝의 강점을 접목시키기 좋은 분야다.

이날 네이버는 로봇 ‘M1’으로 실내에서 3차원(3D)정밀지도를 제작하는 것도 시연했다. 지난 27일엔 실외에서 3차원정밀지도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기술기업인 ‘에피폴라’도 인수했다. 송창현 대표는 ‘생활환경지능’ 개념을 내세우며 “사용자를 둘러싼 공간과 환경을 깊이 이해하고, 지능적인 이동성(intelligent mobility)이 만들어 낼 수많은 가능성에 주목해 삶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가 그동안 갈고 닦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비티(연결성) 기술을 선보인 발표회장에는 현대자동차 직원들도 군데군데 보였다. 네이버가 자동차 관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엄청난 자본력을 가진 구글이나 우버와 네이버는 상황이 다르다. 삼성전자도 80억달러를 들여 미국 하만을 사서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이다. 바퀴 대신 키보드를 굴리는 네이버의 ‘주행’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흥미로운 이유다.

일산/이완 기자 wani@hani.co.kr

로봇  M1을 통한 3차원 실내정밀지도 제작 모습 시연
로봇 M1을 통한 3차원 실내정밀지도 제작 모습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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